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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부동산 양극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최근에 상급지 및 신축 재건축 중심으로 상승장이 지속되면서 양극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향후 인구가 줄어들수록 상급지로 쏠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물론 그 이유가 틀린 이유는 아니지만, 아직 인구이야기를 하기엔 너무 먼 미래입니다.
인구 감소가 제대로 시작되지도 않았고 이제 막 극대를 지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양극화가 일어나는 근본적인 이유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1. 최상급지 소유자 상속인의 최상급지 선점이 양극화의 본질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깃발 10개가 있고 100명중 키가 큰 순서대로 10명에게 깃발을 준다고 합시다.
깃발지급권은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다고 합시다.
20년 뒤, 깃발이 15개가 있고, 후손 100명 중 키가 큰 순서대로 15명에게 깃발을 준다고 합시다.
그런데, 100명 중 10명은 부모에게서 깃발 10개를 물려받았습니다.
따라서 후손 90명 중 키가 큰 순서대로 5명에게 깃발이 주어집니다.
100명 중 10등 안에 들기 vs 90명 중 5등안에 들기
당연히 후자가 훨씬 어렵습니다.
그리고 선조에게 물려받은 사람은 키가 작아도 깃발을 선점할 수 있습니다.
입시로 비유를 들 수도 있습니다.
"서울대 의대를 수능 점수 순으로 줄세워서 선발하되, 직계 조상중 단 한명이라도 서울대 의대를 합격한 적이 있는 경우 자동선발된다."
이런 룰로 뽑는다면, 서울대 의대는 정원이 조금 늘더라도 점점 가기 어려워집니다.
인구가 줄어서 어쩌고... 소용없습니다.
유일한 기회는 독신이 압구정에 살다가 죽으면 그제서야 정원이 하나 생기는 것입니다.
결국 물려받은 사람이 후손이 없어 독신으로 살다가 죽을때가 되어 그 집을 매각하지 않는 이상,
최상급지의 입성은 점점 바늘구멍이 될 것입니다.
"압구정은 오늘이 제일 싸다", "미리 선점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정반합에 의해서(?), 어딘가는 반대되는 효과가 나타나야 할 것입니다.
당연히, 압구정이 영원히 상승할 때, 압구정을 선점한 사람들이 상속해 준 후손 사람들이 원래 샀어야 할 집들이 하락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물론 부자의 후손이니 그들도 돈을 잘벌기는 하겠지만, 모든 사람이 다 잘 살지는 않을 것입니다.
무일푼이였으면 압구정에 집을 살 수 없었던 사람들도 상당히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모를 잘 만나 압구정을 물려받았고, 소득은 많지 않지만 압구정에 거주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이 무일푼이였으면 수도권 어딘가 적당한 집을 마련했을텐데, 압구정을 선점해버린 것입니다.
따라서 압구정이 오른만큼 수도권 어딘가는 집값이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이 양극화의 본질입니다.
2. 입지의 고착화
그런데 앞서 설명한 부분에는 가장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바로, 입지 서열이 바뀌지 않아야만, 앞서 설명했던 내용들이 모두 성립합니다.
그리고 점점 고착화되어갑니다.
입지의 서열이 계속 바뀐다면, 이는 양극화 해소 요인입니다.
예를 들어, 2020년에는 강남구가 가장 비쌌다가, 2030년에는 용산구가 제일 비쌌다가, 2040년에는 동작구가 제일 비쌌다가,
이런식으로 입지의 서열이 계속 순환적으로 돌아간다면 이는 양극화 해소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아니면, 2020년에는 서울이 가장 비쌌다가 2030년에는 부산이 가장 비쌌다가, 2040년에는 대구가 제일 비싸다면,
이러한 순환은 더 강한 양극화 해소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건 대학생때 학점 관리하면서 많이 느끼셨을텐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서열이 뒤집히게 되면,
각 학생간 성적 격차가 대단히 좁혀진다는 것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3.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도시의 형성이 비교적 뒤늦게 이루어졌고 잘 살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나라는 100년 이상된 건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30~40년된 건물도 더이상 그대로 두기 어려운 흉물인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과거에는 못살던 나라여서 그런 점이 큽니다.
그리고 박정희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강북을 소외하고 강남을 개발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과거 최상급지였던 4대문 안에 있던 유명 학교를 강남으로 옮겼고, 종로학원 등 유명학원 역시 옮겨졌습니다.
4대문 안 호텔 결혼식도 금지했습니다.
이로 인한 입지 서열의 역전으로 양극화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과거 강남 지역은 지형 문제로 집중호우 등 재해에 취약해서 마을 형성이 어려웠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이러한 편견이 많이 사라졌고 (여전히 많이 취약합니다),
또 아직 우리나라는 휴전 국가로 한강 밑으로 많은 시설을 이전하려는 목적도 크리라 생각됩니다.
서울은 강남이 핵심지가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미래 운송수단은 삼성역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의 고도성장이 끝나고 안정적으로 현재의 위상을 유지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입니다.
이미 전세계 10위권인 우리나라는 현상유지만으로도 글로벌 시대에 뒤쳐지지 않는 나라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압구정이 최상급지라는 이미지는 더욱 곤고해지고 있으며, 이를 선점하려는 신흥 부자들의 현금매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우수한 품질의 강남 신축 아파트로 미니 신도시 느낌을 풍기는 반포, 개포 등에서도 압구정에 준하는 비슷한 선점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양극화는 강남이 핵심지라는 인식이 강화된 2000년 초반부터 시작(강남은 원래도 비쌌지만)했다고 볼 수 있으며,
양극화는 계속 심해지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러한 양극화 시대를 대처하기 위한 몇 가지 개인적인 사견을 드리고자 합니다.
(1) 강남으로부터 줄세워진 곳으로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돈이 많으면 압구정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유리합니다.
물론 수익률이 제일 높은 것은 아닙니다. 수익률은 입지 역전이 일어나는 중하급지를 잘 맞힌다면 그것이 제일 높습니다.
예를 들어, 3기 신도시 발표 이전에 하남 교산에 땅을 미리 사놓는다던가... 이런것이 가장 수익률을 높은 투자입니다.
그러나 입지 역전이 일어나는 곳을 알아내는 것은 주변에 관련분야 지인이 있지 않는한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마치 2010년에 삼성전자 주식을 사는 심정으로,
강남에 압구정을 사는 것이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가장 높은 기댓값을 갖습니다.
그리고 압구정에 살 돈이 없다면, 압구정-반포로. 이어지는 서열 줄 내에서 매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압구정 반포 살 돈이 없다면 개포나 잠실을 살펴보고, 그곳도 부족하면 가락이나 고덕, 흑석 등을 살펴보고,
그곳도 부족하면 하남이나 구성남...
이런식으로, 압구정으로 시작해서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투자의 방향을 정하면 됩니다.
그러면 압구정이 오를 때 시차를 두거나 적절히 갭을 벌리면서 연동되서 따라 움직입니다.
이러한 투자는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가격 흐름과 궤를 같이 하는 투자의 안정성을 보장해 줍니다.
그런데 이러한 서열 줄에서 예외인 입지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목동이나 광교, 동탄, 여의도, 송도 등등은 압구정이 흐르는 물과는 차별화된 점들이 있습니다.
목동의 학군, 여의도의 금융, 광교의 호수공원 (물론 강남역 직결 신분당선이 있지만 교통관점에서 대안이 많으므로),
동탄과 반도체 산업, 송도의 인천부촌 등등 압구정으로 시작하는 서열의 물결 속에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에외적인 입지는 투자에 "유의"해야 합니다.
잘 고르면 압구정으로부터 시작되는 표준 수익률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안겨줄 수도 있지만,
잘못 고르면, 과거 일산과 분당 가격 차이가 적었지만 지금 일산과 분당의 차이가 벌어진 것과 같은 입지 서열의 변동성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한 투자수익률의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예외적 입지는 보통 그 지역만 비싸고 그 주위로는 저렴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 곳들은 옥석가리기를 상당히 잘 하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2) 입지 역전 가능성이 있는지를 주기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역사적으로 입지의 서열은 끊임없이 바뀌어왔습니다.
물론 도시화가 충분히 진행된 우리나라의 현 상황상 큰 틀에서 입지 서열이 바뀔 가능성이 과거대비 높지는 않습니다.
입지 서열이 바뀌는 키워드는 크게 3가지인데,
지하철(+교통망), 국가주도 산업개발, (재)개발 및 신도시입니다.
이런 지역들의 투자는 위험성이 상당하나, 그만큼 큰 수익을 안겨줄 수도 있습니다.
지하철은 주로 서울 3도심 및 판교 접근성이 얼마나 개선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남접근성이 개선되는 GTX나 위례신사선, 여의도 접근성이 개선되는 신안산선 및 서부선,
판교 접근성이 개선되는 월곶판교선은 향후 주목할 필요가 있는 지하철로 보이며,
이외에도 3호선/9호선 연장, 7호선 급행화 등 기존 지하철의 확장 및 급행화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주도 산업개발은 요즘 유행하는 평택 반도체클러스터 등 국가에서 추진하는 산업개발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어느 기업이 들어올지는 대기업 마음이지만, 어떤 계열을 개발할 것인지는 국가에서 어느정도 정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과천같은경우 원래 정부청사가 있었고, 그곳에 고위공무원들이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강남을 뒤쫓는 최상급지의 반열에 올랐었습니다.
지금은 세종으로 이전하고 그자리에 지식정보타운이 생기게 되었는데, 이로 인한 입지의 변화가 예상되는 곳입니다.
다만 과천은 서초구와 완전히 붙어있으며 부동산 가격 균질도에서 큰 강점을 보이는 입지 때문에,
과거 정부청사에 못미치는 일자리가 들어온다 하더라도 하방은 탄탄한 편입니다.
이러한 국가주도 산업개발은 뉴스 등 언론 기사를 통해 그 요약 내용을 접하고,
기획재정부 국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상세내용을 반드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이와 관련된 것들은 도시계획 등 부동산 및 입지 전반에 대한 이해도 필요한 부분이라,
산업 호재를 이용한 투자는 고수의 영역이라 생각됩니다.
(재)개발 및 신도시는 앞서 언급한 균질도를 크게 높여주는 도시를 만드는 중요한 사업입니다.
서울에서는 진행중인 뉴타운이 중요하며, 경기도에는 1기/2기/3기 신도시들이 그 역할을 합니다.
다만 3기 신도시는 아직 한참 미래의 이야기라 1기, 2기 신도시가 중요합니다.
다만 신도시는 종국에는 서울의 입지와 그 궤를 같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처음 형성할 때에는 서울(강남)과 차별화된 점들로 앞서 언급했던 압구정부터 시작되는 입지의 궤와 그 흐름을 달리하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으며,
다만 강남과 인접한 신도시는 신도시의 장점을 무시하더라도 현재 가격으로 투자하는 것도 무난하다고 보여집니다.
서울의 뉴타운 중에서는 "위치"는 좋지만 "입지"가 좋지 않은 지역 위주로 투자한다면 안전한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부동산 양극화 이야기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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