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지식

[1] 아파트의 월세, 전세, 매매란?

[2] 거주가치의 이해 1: 자본환원율

[3] 거주가치의 이해 2: 월세상승률의 비밀

[4] 토지가치의 이해 1: 아파트의 부활

[4-1] M2와 인플레이션, 매매와 월세

[5] 토지가치의 이해 2: 정비사업 용어 I

[6] 토지가치의 이해 3: 정비사업 용어 II

[7] 토지가치의 이해 4: 정비사업 용어 III

[8] 토지가치의 이해 5: 분담금 계산 I

[9] 토지가치의 이해 6: 분담금 계산 II

[10] 적정가치 추정 1: 40년차까지의 거주가치 산출

[11] 적정가치 추정 2: 44년간 토지에 의한 이득 산출

[12] 적정가치 추정 3: 기준매매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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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적정가치의 추정의 마지막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자산가치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이번 글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입니다.


1. 금의 역할

먼저 이 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금이 하는 역할을 이해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금은 오래전부터 물물교환할때부터 쓰여왔습니다.

금은 매장량이 한정되어 있고 산화되지 않으며 공기나 물에 닿아도 변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금이 하나의 화폐로서 오랜기간 인정받아왔습니다.

그리고 19세기에 금본위제가 시행되면서 금의 가치와 화폐가치를 일치시켰습니다.

1온스에 391.2달러로만 바꾸어주었습니다. 

이때는 화폐가치가 떨어지든 오르든 같은 달러로만 바꾸어주었기 때문에,

그냥 쉽게 말하면 다르게 생긴 달러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1971년 이후 경제 쇼크로 금본위제가 폐지되면서,

금은 더이상 달러와 연동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금은 사람들의 믿음을 바탕으로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치대로 금의 가치가 매겨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금의 이러한 변하지 않는 성질들 때문에, 사람들의 생각하는 금의 가치 역시 잘 변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금의 가치가 변하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 하나만으로, 금이 좋은 투자수단이 되었습니다.

아니, 금이 왜 오릅니까?

"사람들이 생각하는 금의 가치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금의 가치는 변하지 않았는데, 화폐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기 떄문입니다.

즉 2023년 2월의 금 75,217원은 사실 2015년의 금 4만원과 별반 다르지 않은 가치를 하는 것이고,

지금의 7만 5천원은 8년전 4만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금은 앞으로도 계속 계속 우상향할 것입니다. 물론 천천히 우상향할 것입니다.

화폐가치하락보다 더 가파르게 우상향하면 다시 조금 조정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마 확실한건, 예금보다 더 많은 투자수익을 안겨줄 것입니다.

왜냐하면, "금의 가치"는 가만히 있는데, "화폐의 가치"는 떨어지며, 떨어지는 화폐가치의 속도가 예금금리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금의 가치가 지금 78점이라고 치면,

2030년에도, 2040년에도 금의 가치는 78점 정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금은 화폐가치의 하락에 따라 자연스럽게 우상향합니다.

[4-1] 에서 여러번 살펴보았습니다. 화페가치 하락이 인플레이션보다 더 가파릅니다.

따라서 금은 인플레이션을 헷징하는 정도가 아니라 이기는 투자에 가깝습니다.

결국 금은 지금 시대에 와서, 인간의 삶에 무슨 기능을 하는지 애매하고 잘 모르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금의 가치가 잘 변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훌륭한 투자수단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전세계 국가에서도 금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습니다.

가지고있는 것만으로도 돈복사를 해주는 것입니다. 특히 무한증식하는 달러에 대응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에셋파킹"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치가 고정되어 있으면서 화폐가치 하락에 따라 우상향하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가지 함께 생각해볼 점을 남기며 2번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비트코인도 한정되어 있으니까, 금의 기능과 비슷한 우상향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저도 잘 모르니까, 누군가 명답을 알려준다면 좋겠습니다.


2. 부동산에서의 에셋파킹

이와 비슷한 해석을 부동산에도 그대로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12]에서 기준매매가격을 구했습니다.

기준매매가격만큼 투자했을 때, 전월세전환율로 수익률이 정해집니다.

그런데 기준매매가격에서의 연간 4.3%의 이득과 예금에서의 이자 4.3%는 다릅니다.

부동산은 금처럼 존재 자체만으로 화폐가치 하락만큼 우상향하는 기능을 갖습니다.

이 아파트의 기준매매가격은 [12]에서 5억 1291만 8000원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5억 1291만 8000원에서의 기대수익률은 4.3%라고 했습니다.


만약, 5억 1291만 8000만원을 이자 4.3%짜리 예금에 넣는다면,

1년 뒤에는 돈 5억 1291만 8000만원 + 이자 4.3%가 남습니다.

그러나, 5억 1291만 8000만원에 위의 아파트를 구매했다고 가정한다면,

1년 뒤에는 5억 1291만 8000원에서 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우상향 + 기대수익률 평균 4.3%가 남습니다.

왜냐하면 위의 5억 1291만 8000원은 현금이 아니라 부동산의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화폐가치 하락의 헷징 수단이라는 점 때문에, 에셋파킹으로서의 가치 10억 3708만원이 붙게 됩니다.

재밌는 점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부동산의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면 화폐가치 하락에 의하여 에셋파킹으로서의 가치 10억 3708만원도 우상향합니다.

이 웃돈은 결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부동산의 에셋파킹으로서의 자산가치인 것입니다.

즉, 푸른마을아파트의 매매가격이 2000억이라 하더라도, 사람들이 이 아파트에 대한 가치 점수가 그대로라면,

화폐가치가 1년 뒤 10% 하락하면 기준매매가격 5억 1291만 8000원이 가져다주는 4.3%의 이득 + 2000억이 가져다주는 10%의 이득을 얻게 되서,

시세가 더 오르게 됩니다.


결국 부동산은 신기하게도,

정비사업에 의한 이득을 [11]에서 살펴본 토지가치에 의한 이득을 매년 𝛽/44 만큼 취하면서,

이와 동시에 금처럼 화폐가치 하락만큼 우상향하는 금 + 예금의 성격을 띄는 자산인 것입니다.

다만 부동산은 금에 비해 시기에 따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치 인식의 변동성이 있는 편이여서 에셋파킹 가격의 변동성도 큽니다.



3. 에셋파킹으로서의 가치(=자산가치)는 무엇에 비례하는가?

지금까지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기준매매가격은 부동산의 사용가치로 매년 전월세전환율만큼의 수익을 안겨주는 사용가치입니다.

그리고 매매가격에서 기준매매가격을 뺀 값이 곧 실제 가치는 없고 오직 에셋파킹으로서의 가치를 의미하며,

부동산의 자산가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금과 은의 가격이 다른것처럼, 에셋파킹으로서의 자산가치의 척도가 무엇인지 정해야 합니다.

그 척도는 금과 은처럼 변하지 않는 성격에 대해 수치화한 것이 적합하며, 이는 𝛽 (44년간 토지에 의한 이득)의 값으로 보는 것이 직관상 적합합니다. 

토지를 소유하기만 해도, 영원히 매년. 𝛽/44 의 이득을 안겨주기 때문입니다.

𝞪 (40년차까지의 거주가치) 는 감가되는 것으로, 40년차 이후에는 사라집니다.


그러면 이제 아래의 두 매물을 살펴보겠습니다.




일원동 푸른마을의 15억 5000만원에서 기준매매가격 5억 1292만원을 빼면, 남은 액수는 10억 3708만원입니다.

이 값을 일원동 푸른마을의 에셋파킹으로서의 자산가치 𝛾 라 하면, 𝛽 (44년간 토지에 의한 이득) = 7억 896만원으로,

𝛾 / 𝛽 = 1.463 입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18억 2000만원에서 기준매매가격 7억 1414만원을 빼면, 남은 액수는 11억 586만원입니다.

이 값을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에셋파킹으로서의 자산가치 𝛾 라 하면, 𝛽 (44년간 토지에 의한 이득) = 14억 9487만원으로,

𝛾 / 𝛽 = 0.74 입니다.

쉽게 말해, 위의 두 매물만을 비교한다면 일원동 푸른마을이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비해 더 고평가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는 우리가 [9]에서 살펴보았듯이 은마아파트가 지금 상당히 저평가된 가격이라고 이야기했던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은마아파트를 매수할 정도의 자산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인한 노후화된 집에서의 실거주해야하는 의무 등 수치화하기 어려운 디메리트가 있음을 감안해야 합니다.


*참고: 대치동은 학군지라는 장점으로 노후주택도 높은 전월세 가격을 자랑하는 동네로,

서울 전체에서 압구정 이상으로 자본환원율이 가장 낮은 동네입니다.

따라서 신축 월세가 반포 압구정에 비해 약간 저렴하더라도 실제 매매가는 이들 수준에 준하게 맞추어져야 한다고 판단되며,

은마는 지지부진한 재건축으로 인해 더더욱 저평가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이러한 저평가는 줄어드는 인구로 인한 학군지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보는 시선이 가격에 반영된 점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두 아파트의 매물을 비교할 때 𝛾 / 𝛽 값을 비교하여 비교적 낮은 값을 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해도 됩니다.

[8]이나 [9]에서 글의 말미에 살펴보았던 두 아파트의 가치 비교 방식을 보다 엄밀하게 한 것이 𝛾 / 𝛽 의 값의 비교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또한 부동산의 매수심리에 따라 𝛾 의 값은 천차만별로 변할 것입니다.

따라서 과거의 𝛾 / 𝛽 가격을 추적한다면, 대략적인 시장의 흐름도 판단해볼 수 있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노파심에서... 이 글은 지금 사면 오른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부동산 자산의 특성을 설명하고자 한 글입니다.

매크로(Macro)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일 뿐, 현재 시장상황과 같은 마이크로(Micro)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