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에서 언급했던 M2, 인플레이션, 매매, 월세에 관한 추가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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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래의 그래프는 미국의 M2 변화율(검정)와 인플레이션(빨강)을 비교한 그래프입니다.
아래의 그래프를 미시적으로 보면, 경제학에서 흔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M2 증가율이 높아지면 2~3년정도 뒤에 인플레이션이 따라온다는 내용도 물론 중/단기적 분석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래프를 거시적으로 보면, 인플레이션이 M2를 쫓아가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즉 유동성은 단한번도 제대로 회수된 적이 없습니다.
물론 위의 그래프는 미국의 사례이지만, 한국도 마찬가지로 물가상승률이 M2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물가상승률이 M2 상승률을 못쫓아간다는건,
화폐가치 대비로 보면 장기적으로 디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고,
그것이 몇십년째 지속되어져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0년 중에서 8~9년은 M2가 더 많이 오르고, 1~2년만 물가가 더 오른다는 것입니다.
특히 1980년대 이후로 더 심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올해나 내년 정도가 물가상승률이 M2 증가량보다 높은 또 몇 안되는 해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2.
왜 물가상승률은 화폐가치 하락 속도를 계속 쫓아가지 못하는걸까요?
그 이유를 추적하려면 화폐가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알아야합니다.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통화를 공급하면,
이 돈이 실물경제로 가서 물가도 오르고 기업이 공급량을 증가시키고 새로운 기술에 투자도 해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찍어낸 돈의 대부분은 자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갔습니다.
다시 말해, 주식, 부동산, 도지 코인(?) 등등으로 가는 것입니다. (근데 왜 코스피는 이모양? 에 대해서 할말이 많지만 생략..)
따라서 뿔어난 추가분의 통화는 기업과 투자를 좋아하는 일부 국민들에게만 흘러가게 됩니다.
대출을 별로 선호하지 않고 월급을 받으며 살아가는 국민들은 화폐가치의 하락분을 정면으로 때려맞게 됩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화폐가치 하락분만큼 현금을 늘리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하고 현금을 그대로 입출금통장에 넣고 있으며,
찍어낸 돈들이 자산시장으로 흘러가니 받는 급여도 별로 오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위의 그림대로면 1차적 가격 상승만 강하게 오고, 2차적 가격 상승은 조금만 이루어진 것입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랬고, 끊임없이 그런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20/08/880908/
(저는 경제학도가 아니라서 글 깊이가 좀 떨어질 수 있어 위의 칼럼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그런 상황이 영원히 심화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돈을 계속 풀면 결국 소비도 증가하여 물가도 어느정도 상승하게 됩니다.
과하게 돈을 풀게 되면 그 상승폭이 점점 커질 것입니다.
이러면 두 가지 선택권이 생깁니다.
(1) 그대로 둬서 화폐가치 하락에 대응하지 못한 사람이 생활하지 못해 망하거나
(2) 금리를 올려 빚 많은 사람이 대출을 갚지 못해 망하거나
현재 상황은 (2)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는 대체로 빚 많은 사람에게 좀 더 관대해왔습니다.
한번 시작된 인플레이션은 사실은 금리와 상관없이 꽤 오래 지속되는데,
여기서 금리를 높게 오랜기간 유지하면 빚 많은 사람이 망하면서 M2가 줄어 물가상승률과 균형을 찾지만,
보통 무일푼 개인보다 빚 많은 기업이 좀더 국가경제에 영향력이 크다보니...
경기침체를 우려하여 물가가 좀 안정세를 보일 기미가 보이면 다시 금리를 내립니다.
따라서 금리가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이렇게 세월이 흐르다보니 저런식의 그래프가 나온 것입니다.
거품이 커지면, 거품을 다 터뜨리기보다는 사이즈만 살짝 줄이고 (또는 본보기로 한두개만 터뜨리고)
다시 거품을 더 키우고, 무수히 반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주식이나 부동산을 계속 보유하면 결국엔 가장 낫다 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거품을 계속 키워가며 적응하는 것이 자본주의에 걸맞는것일까요? 아니면 거품은 거품일뿐 초장기적 거품이 언젠간 사라질까요?
결국 상승론과 하락론은 여기에 본질이 있다고 봅니다.
3.
우리나라에서 전세가 월세보다 좀 더 선호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자산시장에는 계속 M2 증가분이나 그 이상의 가격 상승이 이루어지고,
이를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월세로 대출이자를 막을 수는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기대수익률만큼의 수익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런데 월세를 내는 개인들은 정작 M2 상승분만큼의 월세를 지불할 수 없습니다.
세입자들은 (물론 갭투자자인 세입자도 있겠지만) 화폐를 찍어내는 것에 대응하는 방법 자체를 잘 모릅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보통 평범한 세입자는 레버리지를 이용할 생각을 잘 안합니다.
저금리의 전세자금대출을 통해 월세+예금 조합이 아닌 보유현금에 대한 화폐가치하락분으로 거주비용을 치를 수 있고,
소유주들도 거주가치를 전세금으로 거의 헷징할 수 있어 이를 만족시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거주가치랑 전세금은 다릅니다 신축은 거주가치가 전세보다 더 크고 구축은 전세보다 더 작습니다
그냥 말 그대로 어느정도 헷징만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4.
우리나라 주택 가격은, M2의 상승률보다 조금 못한 속도로 상승해 왔습니다.
M2보다 조금 못한 이유는, 토지가치는 순수하게 자산의 성격(화폐가치 하락에 헷징)을 띄어 M2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속도로 상승하지만,
거주가치의 상승은 M2보다는 상승률이 적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개인의 지불능력이 M2 증가속도를 쫓아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매수자의 물가상승률에 따른 지불능력과 매도자의 화폐가치하락만큼의 요구수익률 증가 사이의 협상으로 인한 것으로 보임)
아무래도 앞으로도 계속 거품이 천천히 커지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가정하에,
세입자가 화폐가치 하락에 대한 헷징이 어느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서울 아파트이거나 지방의 신축은 월세 상승률이 타지역/구축에 비해 크지 않을까 싶은게 현실적인 예상입니다.
통계적으로도 계속 그런 현상이 지속되어오기도 했습니다.
서울아파트나 지방의 신축아파트 월세를 지불할 능력이 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연봉 월급쟁이거나 사업가 뿐입니다.
그것이 제가 [4] 토지가치의 이해 1: 아파트의 부활 에서 해마다 지어지는 신축 아파트 월세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이 아닌 M2와 연동된다고 이야기했던 이유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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