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목록

[1] 아파트의 월세, 전세, 매매란?

[2] 거주가치의 이해 1: 자본환원율

[3] 거주가치의 이해 2: 월세상승률의 비밀

[4] 토지가치의 이해 1: 아파트의 부활

[4-1] M2와 인플레이션, 매매와 월세

[5] 토지가치의 이해 2: 정비사업 용어 I

[6] 토지가치의 이해 3: 정비사업 용어 II

[7] 토지가치의 이해 4: 정비사업 용어 III

[7-1] 조합원분양 이후 매물의 용어 이해

[8] 토지가치의 이해 5: 분담금 계산 I

[9] 토지가치의 이해 6: 분담금 계산 II

[10] 적정가치 추정 1: 40년차까지의 거주가치 산출

[11] 적정가치 추정 2: 44년간 토지에 의한 이득 산출

[12] 적정가치 추정 3: 기준매매가격

[13] 적정가치 추정 4: 자산가치의 이해

[14] 기준매매가격계산기

[15] 실전: 갈아타기의 기록 1

[16] 실전: 갈아타기의 기록 2

[17] 실전: 갈아타기의 기록 3

[18] 실전: 갈아타기의 기록 4

[19] 실전: 통계보다 시황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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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역전세와 전세가율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전세 제도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해보려 합니다.

먼저 전세의 개념을 되짚어보고 역전세가 왜 일어나는지, 그리고 전세가율에 대해서도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전세와 역전세

역전세란, 매매가보다 전세가격이 더 높은 현상을 의미합니다.

역전세는 갭이 0원 미만이니 아무런 가치가 없는 매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갭이 0원이라는건 소유의 의미가 사실상 없다시피 한걸까요?


전세는 앞서 [1] 아파트의 월세, 전세, 매매란?에서 이미 반복해서 설명했지만,

월세를 전월세전환율을 고려하여 역환산한 값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이러한 전세가 정말 매매보다 무조건 싸야만 하는걸까요? 

상호 신뢰가 바탕이 되있다면 훨씬 큰 역전세가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칼럼을 쓰면서 종종 비교하는 사례는 자동차입니다.

6000만원짜리 BMW 5시리즈를 만약 "전세"로 구매할 수 있다면,

다시 말해서 특정 계약기간동안 차를 타고 다시 반납하고 지출한 돈을 고스란히 돌려받는다면,

얼마에 거래가 될 것 같습니까?


6000만원짜리 BMW 5시리즈를 리스나 렌트를 했다고 가정을 하고,

5년을 빌리고 잔존가치는 50% (5년간 3000만원이 감가됨) 라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그러면 매달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1년에 600만원쯤 됩니다. (이자 제외)

매달 월 50만원이라는 비용을 지출합니다.


만약 이 차량을 5년짜리 전세계약을 맺을 수 있다면, 얼마를 지불하시겠습니까?

6000만원에 전세로 사겠다고 하면 빌려줄까요?


무보증금 기준 월세 50만원짜리는 전세로 환산하면 얼마일까요? 대략 1억 5천정도 될 것입니다.

따라서, 만약 자동차에 전세제도가 있다면 잘은 모르지만 대략 BMW 5시리즈를 5년 타고,

다시 반납을 하는 조건으로 1억 5000만원 정도를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해당 렌트기업에 대한 깊은 신뢰가 있어야 위의 거래는 성립될 것입니다. 

(1억 5천 들고 먹튀하면 안되니까요)

만약, 어떤 믿을만한 대기업이 1억 5천짜리 전세로 6000만원짜리 자동차 렌트상품을 판매한다면, 저는 진지하게 고민해볼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역전세인 물건들은 투자가치가 0원이라고 착각합니다.

사실 아닙니다. 100% 소비재인 6천만원짜리 자동차는 1억 5천만원에 전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지간히 역전세인 물건도 투자가치가 0원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훨씬 더 높지 않는 이상, 역전세도 이미 토지가치가 충분히 매매가격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니, 그러면 역전세면 갭이 0원 이하이니 공짜로 집사는거나 마찬가지니까 개이득이겠네요?"


아닙니다. 다음번 세입자를 구할 때 집 상태가 낡아서 동일한 가격에 전세 세입자를 구할 수 없다면,

낮아진 전세가만큼 집주인은 돈이 계속 들어갑니다.

대부분 역전세인 물건은 전세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시 말해,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오를 때, 오피스텔은 전세가격이 보합이거나 떨어질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즉, 현재 월세가 비싼데도 매매가격이 받쳐주지 못한다는 사실 자체가, 미래에 월세가 떨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임을 방증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대부분 오피스텔의 노후 속도가 아파트에 비해 더 빠르고 신축 선호현상이 훨씬 심해서, 잦은 수리를 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간단하게 "거주가치 감가율"이 높다, 즉 "자본환원율"이 높다고 표현합니다. ([3] 거주가치의 이해 2: 월세상승률의 비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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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간혹 이런 질문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럼 100년이 지나도 오피스텔 가격은 안오르는거냐고? 와 같은 질문인데요,

신축 가격은 당연히 계속 아파트처럼 오릅니다. 예를 들어, 2020년에 지어진 신축 오피스텔의 0년차 가격과,

2030년에 지어진 신축 오피스텔의 0년차 가격을 비교해보면,

당연히 2030년에 지어진 신축 오피스텔 가격이 제 생각에 거의 2배 가까이 더 비쌀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전세도 떨어지고 계속 암울한 이야기를 하는건, 그 2020년에 지어진 신축 오피스텔을 장기간 보유했을 때,

거주가치 감가율이 워낙 빨라 올수리도 자주 해주어야 하고 연식을 거듭할수록 월세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는 등,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해당 오피스텔의" 매매가 상승을 저해하는 요소가 훨씬 강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체 오피스텔" 평균 가격은 꽤나 빠른속도로 오르고 있으며 아파트와 거의 상승속도가 비슷합니다. 

화폐가치가 하락하는데, 이는 당연한 현상입니다.

따라서 역발상으로, 자신이 집을 미니멀하게 사용하고 내부를 잘 관리할 자신이 있다면,

실거주로서 오피스텔을 매매로 저렴하게 들어가고 남는 돈으로 인덱스 펀드 등에 투자하는 것도 매우매우 괜찮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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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투자가치 없는 물건, 다시 말해 건축비도 충당하기 어려운 월세를 받을 매물도 많을것 같은데, (지방의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

왜 BMW 사례처럼 극단적인 역전세 물건이 많지는 않은걸까요?

그 이유는, 신용의 문제가 큽니다.

집주인이 전세금을 더 높게 받고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을 때, 이를 사전에 방지할 방법이 딱히 없기 때문입니다.

집주인은 자신의 신용을 포기한다면 언제든지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선택을 감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고의임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집주인은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은행 등 큰 단위의 기업들은 이런 일을 저지를 가능성이 적지만, 개인은 자신의 자금 사정이 기울면 끊임없는 유혹을 받습니다.


따라서, 해당 물건의 입지가 나쁘더라도 극단적인 역전세 물건은 잘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거래가 안이루어지더라도 매매호가를 높게 설정하여 내놓을수밖에 없습니다.

이 경우, 매매가격이 지나치게 뻥튀기되어 있거나 전세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보통은 전자의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극단적인 역전세에 해당하는 물건이 매매"호가"와 전세가격이 비슷한 상태일 때 자꾸 세입자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소액 전세자금대출 시장이 워낙 활성화된 측면이 크고,

1~2억짜리 전세 물건은 조금 비싸다는 느낌이 들어도 덥썩 물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만약 입지가 좀 안좋은 경우 이번 동탄 사건처럼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처음부터 지어지지 말았어야 할 주택인데, 누군가의 오판으로 과잉 공급되었고,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투자로서 역전세 스타일의 수익형 부동산(토지가치가 적고 거주가치가 큰 부동산)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역전세 스타일의 주택들은 대부분 "거주가치 감가율"이 높아서, 

기준매매가격이 낮을 수밖에 없고, 따라서 매매가격도 저렴해야만 거래가 되는 물건인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은 새거인 이미지에 시각적으로 휘둘리기 때문에, 거주가치 감가율을 비교적 적게 고려할 가능성이 높아서,

매매가격이 더욱 저렴해야 함에도 아파트와 비교해서 "이정도면 싼거 아니야?"와 같은 착각을 부르게 되어,

최종적으로 투자 수익률은 낮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거주가치 감가율이 높은 곳들은 대부분 집을 험하게 쓰시는 분들이 임차인으로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관리할 때에도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뭐 이것 저것 다 판단해보면 결국 보유자가 신경쓸 요소가 많아서 추천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오피스텔은 이런 이유로 소비재 성격이 좀더 강한 것입니다.


2. 전세로 들어가고 계약기간동안 거주한 뒤에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하는데, 집주인이 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보통 이 경우 전세금 반환 소송에 들어가고, 집주인은 소유권 이전 등기에 응하거나, 강제 경매행이 됩니다.

그런데 앞서 살펴본 대로, 역전세 물건은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이 더 비싸므로, 

경매를 하더라도 계속 유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쉽게 말해 줘도 안가진다는 의미입니다. 세입자에게 물건의 가치보다 더 큰돈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세입자는 돈을 받을 길이 요원합니다.

소유권 이전 등기에 응해도, 결국 역전세난 만큼의 액수를 그대로 손해보는 것입니다.

그래도 경매 들어가서 유찰되는거보다는 그냥 손해를 감수하고 매입하는 것이 낫기에 보통은 경매로 가기 전에 세입자가 매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전세를 원할 경우 입지가 떨어지는 경우 통상적으로 얼마에 매매가 이루어지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현재 시세보다 20%정도 떨어지더라도 역전세가 날 가능성이 낮은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곳의 집을 구하는 경우 무조건 월세로 들어가야 합니다.


아파트처럼 전세가율이 낮은 경우에도 등기부등본을 떼어서 담보대출 여부를 확인해봐야 합니다.

가계약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계약서 작성시 / 잔금일 이후에 한번 더 확인해야 합니다.

아파트인 경우, 갑구가 집주인과 일치하는지, 을구에 저당이 얼마나 잡혀있는지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근저당이 있는 경우 전세 잔금일 전 근저당 말소하는 조건으로 계약하시면 됩니다.

만약 근저당이 계속 남아있는 상태로 전세 거주를 한다면,

근저당 액수 + 전세금이 현재 매매가격 대비 몇% 정도 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소한 80% 미만이어야 어느정도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매로 넘어갈 경우 매각액을 을구에서 1순위로 가져가고 전세 세입자가 2순위로 가져가게 될 것이며,

경매는 통상적으로 실제 매매가보다는 조금 싸게 거래되니까,

집값 변동성을 고려해보면 최소한 80% 미만은 되어야 안전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 만약 집주인이 세금 체납을 하게 되면 국세청이 0순위가 되어서 이 부분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전세는 일반 아파트의 빚없는 집주인과의 계약을 할 때에나 어느정도 신뢰할만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집주인이 사기를 치기로 작정한다면 사기를 칠 수 있는데,

그것은 우리나라의 등기가 공신력을 갖지 않기 때문입니다.

등기 역시 갑구와 을구의 설정액을 신뢰할 뿐,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로 발생한 것이 화곡동 전세사기입니다.

한편,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동탄 전세사기는 등기의 공신력과는 무관한 일반적인 역전세 사건으로,

집주인이 수천채를 갭투자를 하다가 생겨난 일로 임대인-임차인의 흔한 문제가 개수가 수천개가 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확대되었을 뿐입니다.

따라서 화곡동 전세사기와 동탄 전세사기(?)는 구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외의 내용은 비트코인님이 올리신 전세사기의 모든 것 에 있는 유튜브 영상을 참고해보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