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지식

[1] 아파트의 월세, 전세, 매매란?

[4] 토지가치의 이해 1: 아파트의 부활

[7] 토지가치의 이해 4: 정비사업 용어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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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담금에 대한 이야기도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9] 토지가치의 이해 6: 분담금 계산 II 까지는 재건축 예정 아파트에 대해 사업을 시행하기 전 분담금을 계산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글의 목표는 정비사업이 진행중인 매물 중 조합원 분양 절차가 끝난 매물에 등장하는 용어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재건축 뿐만 아니라 재개발의 입주권에 대한 이해를 이 글을 통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토지를 보유한 사람이 가지는 대표적인 권리는 "조합원"이 된다는 것입니다.

즉, 재개발, 재건축, 리모델링 사업의 조합원이 된다는 것입니다.

조합설립인가 이후 정비사업이 진행중인 물건을 매수한다는 것은 다시 말해, 조합원이 될 권리를 획득한다는 것입니다.

조합원이 된다는 것은 미래의 새 아파트(또는 아파트상가)가 될 물건을 1개 이상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음을 의미합니다.

정비사업 구역의 주택 혹은 비주택을 보유하면 아파트 1채를 받게 됩니다.

(아파트 못받는 예외사항이 있으니,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상가나 토지, 도로를 매수할 경우에 대해서 잘 살펴봐야 합니다.)

단순히 주택이나 비주택의 소유권을 매매를 통해 넘기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새 아파트 입주권을 획득할 자격을 얻는 것이기에,

정비사업이 진행중인 물건은 보통의 매물보다 훨씬 많은 조건이 제시됩니다.


1. 정비사업이 진행중인 매물이 제공하는 정보

정비사업이 진행중인 물건은 보통 빌라, 다가구, 다세대, 근린생활시설, 도로, 토지, 무허가주택, 아파트 등 거의 모든 형태의 매물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매물들을 살펴보면 알 수 없는 용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다음은 제가 관심을 많이 갖고 있지만 돈이 없어 못사는 흑석 11구역 재개발 매물입니다.

일반 아파트 매물과는 달리, 매매가격 이외에도 권리가격, 프리미엄, 환급금액, 전세보증금, 초기투자금액, 조합원분양가, 실투자금, 총투자금 등 너무나도 많은 용어들이 등장합니다.



위의 매물 역시 제가 좋아하는 어떤 구역의 매물 중 하나입니다.

이 매물에도 추정분담금 등 새로운 용어가 보이고 여기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예상)비례율" 이라는 용어도 종종 매물에 등장합니다.

정비사업이 진행중인 매물은 너무나도 많은 용어가 등장하지만, 사실 전혀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그냥 숫자놀음일 뿐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값은 "초기투자금", "프리미엄", "총 투자금" 정도입니다.

나머지는 위의 세 값을 적당히 더하거나 빼서 나오는 값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용어들의 뜻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요?


2. 사업시행인가 시기에 일어나는 일

앞서 [7] 토지가치의 이해 4: 정비사업 용어 III 에서 정비사업의 절차에 대해 아래와 같이 살펴본 바 있습니다.

정비구역 지정 → 조합설립인가 → 사업시행인가 → 관리처분인가 → 이주 및 철거 → 준공 및 입주

보통 조합설립인가에서 사업시행인가까지 최소 2년 이상,

사업시행인가에서 관리처분인가까지 최소 1년6개월 이상,

관리처분인가에서 이주 및 철거까지 최소 6개월 이상,

이주 및 철거에서 입주까지 최소 3년 이상이 소요됩니다. 

위의 기간은 "최소"로, 더 오래걸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긴 기간 중에서 앞서 살펴본 권리가액, 프리미엄, 예상분담금 등이 결정되는 시기가 사업시행인가 이후입니다.


정비사업은 소유자의 입장에서는 대강, 우리집을 부수고 새 아파트 하나 (혹은 2개 + 상가) 를 얻는 것입니다.

공짜로 지어줄 리는 없겠지요? 예를 들어 새 아파트와 작은 빌라가 시세가 같을 리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조합원 분양가를 내면 지어줍니다.

그런데 한 아파트 면적 내(구역 하나)에 여러 집들이 있었을텐데 부수는데에 보상금이 있어야겠지요?

그리고 그 보상금은 모두 다르겠지요?

조합원 분양가에서 보상금을 뺀 나머지 액수만 내면 됩니다.

그리고 아파트 내에 평형이 모두 다르니, 조합원 분양가도 모두 다르겠지요?

평형 신청을 해야하고 한 구역 내에 "보상금 액수가 큰 사람"을 우선으로 하여, 1지망~3지망까지 신청을 받고 배치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대학입시처럼 중간중간 빵꾸가 날 수도 있겠습니다.

보상금 액수는 누가 정할까요? 감정평가사가 나타나서 한 구역 내의 모든 조합원(소유자들)들의 소유 가치를 다 매겨서 서열화시켜줍니다.

보상금 액수는 정비사업을 하지 않았을 때를 가정해서 평가합니다.

아파트는 어떤 아파트가 될까요? 자이? 래미안? 힐스테이트? 이런것도 조합원들이 투표를 합니다.

시공사들은 자신이 선정되기 위해 온갖 로비(?)를 하며 조합장, 조합원들에게 충성을 다합니다.

규모가 큰 아파트들은 이렇게 선정된 횟수에 따라 주식도 왔다갔다 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조합원 분양 절차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제 대략적인 최종 분담금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이 모든 과정이 사업시행인가 이후~관리처분인가 이전에 이루어집니다.

단, 동호수 추첨은 관리처분인가 이후에 일반분양 절차를 마치고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분양이 늦어지는 경우 미리 추첨하기도 합니다.



3. 매물 용어 이해

그러면, 일단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만을 바탕으로 하여 다음 매물을 분석해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맨 오른쪽 진행단계를 통해 어느 단계에 있는 매물인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관리처분인가가 완료되었다고 하네요. 관리처분 인가와 이주 및 철거 사이의 단계입니다.

이 단계의 매물은 조합원 평형 선정까지 모두 마쳤기 때문에 모든 가격 정보가 다 공개되어 있습니다.

이 물건은 관리처분인가가 2018년 1월 24일 이전에 나서 거래가 가능합니다. 

중간에 조합장 해임과 시공사 교체 등의 문제가 있어 사업이 늘어졌다가 최근에 다시 속도를 내는 곳입니다.


초기투자 12억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렇습니다. 12억이 있으면 이 매물을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아파트로 치면, 전세 낀 매물에서 갭을 의미합니다. 15억 아파트에 세입자가 9억 전세로 살고 있으면 6억이면 살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권리가액을 알기 위해, 먼저 감정평가액부터 알아보겠습니다,

감정평가액이란 감정평가사들이 평가한 이 매물의 가치입니다. 아파트로 바뀌기 전 주택(비주택)의 가격을 의미합니다.

감정평가는 "재개발을 하지 않았다면" 을 가정한 기존 주택(비주택)의 가치를 평가합니다.

그러면, 권리가액이란 무엇일까요? 권리가액을 알기 위해서는 비례율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재개발도 "사업"입니다. 이 사업의 소득은 어디서 나올까요? 

조합원이 500명이라고 치고, 새로 짓는 아파트가 1000세대라고 합시다. 그러면 남은 500세대는 누구꺼일까요?

그 500세대를 일반분양을 통해 청약자들에게 매각합니다.

그러면 수익금이 생기겠지요? 물론 조합원들에게도 조합원분양을 해서 매출이 발생합니다.

또, 건축비, 조합 간부 월급, 기타 사업비 등등이 비용으로 들어가겠지요?

이런 식으로 조합 설립 이후부터 조합 해체까지의 과정에서의 최종 이익 또는 적자 금액이 있을 것입니다.




종후자산은 다 지어지고 난 뒤 원 조합원분양가 + 일반분양가 총 합입니다.

총 사업비는 건축비, 인건비, 사업비 등 소요 비용이 이에 해당합니다. 종전자산은 원 조합원의 감정평가액 총합입니다.

비례율이 100(%)가 넘으면, 이 사업은 흑자 사업인 셈이고, 100(%)가 안되면, 적자 사업인 셈입니다.

보통 이런것으로 사업성을 평가합니다. 이제, 권리가액을 구할 수 있습니다!

권리가액 = 감정평가액 × 비례율

입니다.

근데, 사업이 끝나지도 않은, 감정평가액만 있는 매물이 어떻게 권리가액을 알 수 있나요?

두 가지 이유에서, 대략 추정할 수 있습니다.

첫째, 조합에서는 비례율을 미리 대략적으로 추정합니다.

따라서 거래 전 예상 비례율이 얼마인지 물어본다면 나중에 실제 사업 완료 뒤 달라지는 비례율에 대해서 살펴보며 정확한 수익률 산출이 가능할 것입니다.

둘째, 조합에서는 비례율을 100%에 맞추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합니다. 

아니, 100%가 더 넘어야 돈도 벌고 좋은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조합도 "법인"입니다. 이익이 있으면 법인세가 있습니다.

조합에서는 법인세를 최소화하고, 이익이 있다면 아파트에 조경이나 옵션을 추가해서 자신들의 자산을 최대한 지키고 세금을 줄이려 노력합니다.

그래서 비례율은 보통 100% 언저리라 보면 됩니다.

이를 역이용하여, 조합에서 예상하는 추정비례율을 미리 알면 미래 아파트가 얼마나 고급지게 지어질지를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사업성이 좋은 조합은 비례율을 100%에 가깝게 낮출 때까지 고급화해서 건설하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권리가액은 대략 감정평가액과 거의 비슷하게 나옵니다. 


어찌되었든, 위의 매물에서 권리가액이 3억 7천만원입니다.

프리미엄은 11억 3천만원입니다.

이 말은 무엇이냐? 집주인은 이 물건을 매도함으로써 15억을 받고 싶은 것입니다.

집 가치는 3억 7천만원밖에 하지 않지만, 미래에 새 아파트를 받게 되므로 집을 비싸게 파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래에 새 아파트를 받는 가치를 프리미엄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프리미엄은 매매가에서 권리가액을 뺀 것입니다.

전세보증금 3억은 쉽게 이해할 것입니다. 현재 세입자가 있으며 전세보증금이 3억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매매가 15억에서 전세보증금 3억을 뺀 12억을 가지고 해당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아래에 84제곱 평균조분가(조합원분양가)가 나와 있습니다. 7억 1천만원이라고 하네요.

평형은 결정되었지만 동호수를 아직 모르니까 확정 조합원분양가는 모르므로,

해당 평형의 평균 조합원분양가만 알려주는 것입니다.

동호수 추첨까지 끝난 매물은 동호수까지도 알려줍니다.

위 매물은 서울 핵심지인데도 7억 1천만원이면 저렴한 편입니다.

조합원 분양가는 거의 원가 수준(토지+건축비)으로 옛날에 결정된 것이기에 저렴한 것입니다.

한남3구역 등 비교적 최근일수록 조합원 분양가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갑니다.

추정분담금이란, 평균조합원분양가에서 권리가액을 뺀, 7억 1천만원에서 3억 7천만원을 뺀 3억 4천만원을 의미합니다.

앞서 조합원 분양가를 납부할 때 (다 지어지고 나서 입주할 때) 보상금을 뺀 금액을 낸다고 했지요? 그게 그 금액입니다.

총 비용(총 투자금)이란 무엇일까요? 총 비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총 비용 = 매매가격 + 추정분담금

= 매매가격 + (조합원분양가 - 권리가액)

= (매매가격 - 권리가액) + 조합원분양가

= 프리미엄 + 조합원분양가


말 그대로 매매가액은 주인과 거래하는 매매가격이고, 추정분담금은 조합원분양가에서 권리가액을 뺀 것이라 했지요?

따라서 이 아파트를 소유하기 위해 들어가는 총 비용(총 투자금)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위의 등식에 의하여 이 비용은 사실 프리미엄과 조합원분양가만 알아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