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자 입장에서 갈아타기하며 느낀 점들을 작성하려 합니다.
나중에 몇년 지나면 잊어먹을것 같아 기록용으로 남겨두고자 합니다.
1. 중개소장님 선정
나홀로아파트는 중개사 선택권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지만,
꽤 규모있는 단지 아파트들은 중개사무소가 아주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매수할 때에는 이들 중에서 적절한 중개사를 골라야 합니다.
제가 매도하는 과정과 매수하는 과정을 하루이틀간격으로 겪으면서 몇 가지 느낀바를 작성하려 합니다.
(1) 매물을 최대한 많이 가지고 있는 소장님을 골라야 합니다.
중개사 끼고 거래할 때 거래 방식으로 단일중개(양타)가 있고 공동중개가 있습니다.
단일중개는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중개인이 1명인 경우입니다.
공동중개는 매도자의 중개인과 매수자의 중개인이 다른 경우입니다.
중개인 입장에서는 매도자가 의뢰한 매물을 가장 먼저 소개시켜줄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한 소리임)
그러한 매물 중에는 네이버부동산에서 찾기 어려운 매물들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매도자는 해당 아파트의 최근 실거래나 분위기를 아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데,
매수자는 매수하고자 하는 아파트의 최근 실거래가를 대부분 실거래발표 이후(apt.me 등)에서야 알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정보비대칭을 줄이기 위해서는 매물을 최대한 많이 가지고 있는 소장님을 골라야 합니다.
그리고 그 부동산 방문하기 전, 다른 부동산에도 몇군데 전화를 돌려 가지고 있는 가장 저렴한 매물을 알려달라고 하셔야 합니다.
매물을 적게 가지고 있는 부동산에도 일부 급매 매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후 대략 상황파악이 되면 매물수가 많은 소장님께 집구경 등 절차를 밟으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공동중개는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비추천합니다.
따라서 매물을 많이 갖고있는 중개사를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2) 협상력이 아주 좋은 소장님을 골라야 합니다.
매수자와 매도자가 치열하게 협상해야 하는 상황은 필연적으로 펼쳐집니다.
따라서 협상력이 아주 좋은 소장님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협상력이 그냥 좋으면 안되고 "아주" 좋아야 합니다.
물론 매도자라면 여러군데 내놓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일단 내놓으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매수자라면 중개사를 잘 고르기만 해도 중개료의 5~10배만큼의 이득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협상력이 아주 좋다는게 어느정도나 좋은걸 의미할까요?
매도할 때 여러 군데에서 가격제안을 해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두가지 케이스가 존재합니다.
i) 매수자: 15억에 사고 싶어요.
중개소장: 매물을 16억에 내놓으셨던데 매수자가 15억에 사고 싶어하시는데, 거래의사가 있나요?
매도자: 아니 내가 16억에 내놨는데 왜 1억이나 깎아줘야되요? 15억 5천정도면 생각해볼게요.
중개소장: 네 그렇게 전달해드리겠습니다.
매수자: 15억 5천이요? 너무 비싸네요.
중개소장: 매도자님. 매수자분께서 15억 5천은 너무 비싸다고 하시는데 좀더 조정 안될까요?
매도자: 절대 거래 안합니다. 끊어요.
중개소장: 매수자님. 매도자분께서 15억 5천 미만으로는 절대 거래 안하시겠다 하십니다.
매수자: 아... 그렇군요 다른 매물 알아보겠습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거의 거래가 성사되기 어렵습니다.
매수자는 이 아파트의 가치 평가 기준 100가지 중 자신이 유리한 50가지를 가지고 이 아파트의 가격을 판단하며,
매도자는 또 자신에게 유리한 나머지 50가지를 가지고 이 아파트의 가격을 판단하기 때문에,
5~10%정도의 가격 스프레드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거래가 보통 성사되려면 다음과 같이 진행되야 합니다.
ii) 매수자: 15억에 사고 싶어요.
중개소장: 매물을 16억에 내놓으셨던데 매수자가 15억에 사고 싶어하시는데, 거래의사가 있나요?
매도자: 아니 내가 16억에 내놨는데 왜 1억이나 깎아줘야되요? 15억 5천정도면 생각해볼게요.
중개소장: 선생님. 지금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요. 손님 있을때 파셔요.
매도자: 아니 저는 15억 5천도 싸게 파는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종개소장: 선생님. 옆동에 xxx 매물도 15억 5천에 파시려고 하세요. 선생님 매물이 그 매물보다 더 좋은 매물은 아니잖아요?
매도자: 아니. 저는 시간 여유 많다니까요?
중개소장: 일단 알겠습니다. 매수자님. 매도자님께서 15억 5천 미만으로는 안팔겠다고 하십니다.
매수자: 매수자: 15억 5천이요? 너무 비싸네요.
... (몇시간 뒤 재차 전화) ...
중개소장: 선생님. 제발 부탁드려요. 매수자분께서 15억 3천이면 계약금을 넣으시겠다고 하십니다.(??)
매도자: 아니. 소장님?
중개소장: 선생님 매수자 있을 때 하세요 집은 보러 많이 오지만 실제로 매수하겠다는 분은 많지 않아요.
매도자: 에휴...
중개소장: 부탁드려요 선생님.
... (몇분 뒤)
중개소장: 선생님. 매도자분께서 15억 3천에 계약하시겠다고 하시는데, 어떻게 3천 더 안될까요? 7천이나 빼드렸는데 조금만 이해해주세요
매수자: 15억 3천이요? ㅠㅠ 너무 비싼데요...
중개소장: 매수자님. 지금 급매 싸게 줏으시는것도 나쁘지 않아요. 요즘 매수예정자분들이 집도 많이들 보러 오세요.
매수자: 에휴...
매도자와 매수자는 한숨을 쉴수밖에 없는 가격에 보통 협상이 됩니다.
마음속에서 한쪽이 "아 대박이네" 싶은 거래는 집주인이 세금/빚 등 사정이 있는 극소수 사례가 아닌 이상 사실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협상을 중재하는 중개사는 온갖 설득과, 심지어 반쯤 거짓말을 섞을 정도의 설득을 해야 합니다.
중개사는 매도자 또는 매수자의 분노와 쌍욕에도 참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중개사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정도를 견딜 수 있는 역량이 되는 중개사인지 판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랜기간 폐업하지 않고 운영했던 중개사들이 대체로 이러한 능력이 검증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외에, 인터넷에서의 후기들을 참조하거나, 전화통화 태도 등도 참고하여 중개사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뭐 다 어렵다 싶으면 그냥 "골치아프고 고집스러워보이는 중개사"을 고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3) 중개수수료
2021년 9월에 중개수수료가 한번 너프된 이후로 중개료 깎기가 좀 힘들어졌습니다.
그래도 깎을 수 있으면 좋습니다.
매수자가 많을 경우 매도자가 좀더 중개료 깎기가 쉽고,
매도자가 많을 경우 매수자가 중개료 깎기가 쉽습니다.
중개료 협상 타이밍은 가계약 직전에 하는것이 좋으며,
만나서 협상하는것보다는 문자나 전화 등으로 협상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큰돈이라면 큰돈이지만 좋은 중개소장님을 고르는게 10배쯤 더 중요하기 때문에 중개수수료는 이쯤으로 줄입니다.
2. 갈아타기는 보통은 손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내놓은 가격에 가까운 가격으로 매수하려는 사람이 등장하는 경우,
혹시 시장의 분위기가 바뀐 것이 아닌지 의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하급지에서 상급지로 갈아타는 경우에는 유의해야 합니다.
시세 변동의 흐름은 보통은 투자자가 많이 진입한 곳(중상급지)으로부터 시작해서 하급지 및 최상급지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갈아타기에 관심이 있는 경우, 대부분은 이전보다 투자가치가 높은 매물로 갈아타기를 원할 것입니다.
자신이 가진 매물의 매수자가 나타났다면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고,
투자자가 많이 진입한 곳에서 이미 그 가격분이 선반영되어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락장에서는 선매도 후매수를 하는데 우리집이 매도된 경우 반등분위기일 가능성이 높음)
(상승장애서는 선매수 후매도를 하는데 내가 매수할만하다는 생각이 드는 호가들이 나오면 하락반전 분위기일 가능성이 높음)
이로 인해 갈아타기는 높은 확률로 약간의 손해를 수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을 더 얹어 갈아타기를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로 괜찮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한창 하락장일 때에는 거래량이 줄기 때문에 보유중인 매물에 대한 매력도가 많이 떨어지지만,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면 자신이 보유한 매물의 매력도가 증가합니다.
네이버부동산만 보고 100% 믿으면 안됩니다.
네이버 부동산에서는 이미 거래완료된 매물이더라도 집주인이 내리지 않는한 보유중인 매물을 잘 내리지 않습니다.
저렴한 매물로 손님을 미리 선점하는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투자자가 잘 없고 실거주자가 많은 곳의 매물을 보유하고 있다면,
매수하겠다는 사람이 있을 경우 네이버부동산에서 주변 아파트의 초저가 매물만 보고 섣불리 너무 싸게 팔기보댜는,
시장 분위기를 다른 동네 중개소에 연락하여 미리 파악하여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손품은 2주~1달정도 후행지표이기에 현장의 분위기를 피부로 느끼시기 바랍니다.
3. 감당가능한 선에서, 가장 비싼 매물을 사는 것이 좋습니다.
매수하겠다고 생각하신다면 장기우상향(화폐가치 하락에 어느정도 헷징)에 배팅한 사람일 것입니다.
(장기우상향에 배팅하지 않는다면 전월세를 선택하세요. 푸근한 한채? 드립은 부자들에게나 유효한 이야기입니다.
만약 미래에 장기우상향이 아니라면, 실거주 1채보다 전월세가 금전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전월세를 택하세요.)
그게 아니라 장기우상향에 배팅을 하고 있다면, 이 경우에는 가장 비싼 매물을 사는 것이 좋습니다.
대출 이자율은 화폐가치 하락율보다 낮습니다.
대출이자가 아주 높은 시기인 지금도 5%정도의 이자율을 자랑하지만,
화폐가치 하락속도는 이보다 더 빠릅니다.
따라서 가장 비싼 매물을 사는 것이 유리합니다.
단, 대출이자는 감당가능해야 합니다.
자산이 우상향한다고 해서 매일 오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극단적인 상황이 펼쳐지더라도 버틸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을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자신의 건강 상황이 갑자기 나빠지거나 자신의 사업 또는 근무하고있는 회사의 영업이 잘 안된다 하더라도,
감당이 가능한 수준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역시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특히 자신이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때, 판단이 흐려질 때는 이 당연함이 당연하지 않게 느껴집니다.
감당 가능한 선에서, 가장 비싼 매물을 사는 것이 후회가 없습니다.
또 생각나는 부분이 있다면 더 추가해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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