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지식

[7] 토지가치의 이해 4: 정비사업 용어 III

[7-1] 조합원분양 이후 매물의 용어 이해

[15] 갈아타기의 기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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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 역시 기록을 남기기 위한 글입니다.

이번 글은 갈아타기를 하면서 고려했던 매물들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과 고민들을 남겨놓고,

훗날에 좋은 참고가 되기 위한 내용입니다.

그동안 이론적인 내용들만 다뤘는데 최근 두 글은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투자관을 쓴 것이라 누군가에게도 직접적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 갈아타기의 선택지

갈아타기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투자의 관점에서는 "현재 좋은 지역"에서 "미래에 좋을 지역"으로 옮겨타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고,

실거주의 관점에서는 직장, 학군 등의 이유로 옮겨타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다만, 실거주의 관점에서 옮기더라도 미래에 좋을 지역으로 옮기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저같은 경우 투자의 이유가 가장 컸고, 

미래의 직장이 어디가 될지는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것이 아니지만,

강남구와 가까울 확률이 높다고 생각이 들어서 가급적 강남접근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습니다.

어차피 그러한 선택이 투자의 관점으로도 틀린 선택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갈아타기를 투자의 관점으로 접근할 경우, 가장 큰 이득을 얻기 위한 선택지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재개발과 재건축입니다.

저는 2021년 말미부터 보유중인 물건을 내놓았었는데, 하필 그때부터 거래절벽 상태가 시작이 되었고,

초급급매로 팔기는 싫었고, 시세보다 약간 저렴한 선에서 매도를 원했습니다.

그때부터 모든게 꼬였습니다. 시세보다 저렴하니 집을 보러오는 사람은 많았지만, 급급매는 아니니까 아무도 사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게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덕분에 집은 안팔리고 부동산 공부만 1년 반동안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거의 반백수인 상태라 밥먹고 부동산만... 진짜 전공과목보다 더 몰입해서 살펴봤던 것 같습니다.

그 기간동안 제가 생각했던 투자방식과 장단점을 정리하려 합니다.


2. 재개발 입주권

(1) 재개발에 대한 나의 생각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재개발이였습니다.

부동산 분야 중 아파트 항목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재개발이기에 먹을 것이 제일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어렵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극복가능한 영역이 아니라, 투자의 촉이 필요해서 어렵다는 점이 저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초기단계(정비구역지정~조합설립인가) 재개발은 아직 이론의 영역이 아닌 감성의 영역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아마 조합장 및 일부 조합원정도만 조합원 전체의 매물과 공시지가를 전부 알고 있을테니 소유주들의 추가분담금도 시뮬레이션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매수자의 입장에서는 조합 전체 물건의 현황을 알 길이 없습니다. 조합에서 그 정보를 제공할리가 없습니다.

물론 감정평가 추정시 거래사례비교법과 같은 내용을 책에서 소개하지만,

실제 재개발 감정평가는 거래사례비교법보다는 철저하게 구역 내 가치 비교평가에 가깝습니다.

쉽게 말해, 해당 구역 내에 물건이 빌라 위주로 되어 있을때와, 단독 다가구 위주로 되어 있을 때의 나의 추가분담금이 각기 달라지는 것이 초기 재개발 투자의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그래서 백날 거래사례비교법 써서 내 감정평가액을 추정한들, 조합원분양가 자체가 애초에 구역 내 조합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수밖에 없어서,

정확한 추가분담금 예측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엄밀하게 돈계산이 되지 않는다면, 그 투자는 찍기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계산가능한 재개발 투자는 개인적으로는 감정평가와 조합원분양가가 공개된 시점인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 사이의 그 어딘가부터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조건에 모두 부합하는 재개발 구역 중 고려했던 곳은 2022년 당시 흑석 9/11구역, 한남 3구역, 노량진 3/5/8구역, 행당7구역 정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초기 재개발이라 가늠은 안되지만 왠지 느낌이 좋아서 고려했던 재개발 구역으로 노량진 1구역이 있습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비싸서 도저히... 그러나 매력적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재개발 구역은 단순히 한구역만 재개발을 하는 것이 아닌 동네를 통으로 개발하는 곳으로, 소위 "뉴타운"이라 부르는 곳들입니다. (행당7구역 제외)


제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곳은 입지는 나쁘지 않으나 나홀로아파트 및 소단지 아파트 위주로 되어 있는 동네입니다.

이런 동네는 단합이 잘 되지 않아서 구의원 시의원 등에 영향력을 끼치기가 어렵고, 이에 미래 개발 사업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미래 호재가 없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매수자들 눈에는 배제됩니다.

그런 동네들은 대체로 현재 살기는 좋아서 전세가율은 높은데, 막상 매매 시세상승은 더디고 답답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뉴타운은 대단지 아파트촌이 되는 곳들입니다.

대단지 아파트들은 서로 같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나홀로아파트에 비해 많아서 자연스럽게 동네에 지역발전을 위한 모임의 세력이 강합니다.

국회의원들이나 고위 공무원 분들께서 이런 세력들의 눈치를 보는지 지하철이나 직장은 뉴타운 지나는 곳으로 많이 뚫어줍니다. 

앞으로 새로 생길 신안산선, 신분당선 연장, 위례신사선 등등이 어디를 지나게 되는지 잘 보시면, 결국 다 뉴타운, 신도시로 수렴합니다.

광명뉴타운, 노량진뉴타운, 신림뉴타운, 신길뉴타운, 한남뉴타운 등등... 이들 동네는 재개발 이외의 호재가 많습니다.

서울시장은 서울 균형발전을 운운하지만, 사실 현실은 핀셋으로 찝어서 군데군데 택해서 호재를 줘서 골고루 발전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강서구 한군데 영등포구 한군데 노원구 한군데 송파구 한군데 용산구 한군데 이런식으로 특정 구 안에서 한 동네만 찝어서 발전시킵니다.

그러면 지도 상으로는 골고루 발전시키는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특정 동네만 발전되는 셈입니다.

따라서 미래의 서울을 주목한다면 저는 뉴타운 및 신속통합기획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재개발 입주권 투자시 유의할 점과 내가 투자하지 않게 된 이유

재개발 투자는 앞서 언급한 대로 유망합니다.

그러나 저는 최종적으로 갈아타기를 하면서 재개발 물건을 사지 않았고 고려하지도 않았습니다.

여기에 대한 몇가지 이유를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재개발 관련한 책들을 보면 흔히 가장 많이 비교하는 것이,

아크로리버하임 실거주 VS 흑석9구역 입주권 매수

두 가지 사례를 비교하며 신축 갈아타기보다 흑석9구역 입주권 매수가 더 낫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안전마진 이야기를 꺼내면서 흑석9구역 입주권 매수가 월등히 더 유리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3가지 모순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 안전마진 계산에 재개발 준공시까지의 월세비용이 빠져 있다.

아크로리버하임을 실거주로 갈아타기했다는 것은 아크로리버하임을 누리겠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누리는 것에 대한 가치는 300만원이 넘는 월세매물에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그래서,

"아크로리버하임이 현재 20억인데 10년뒤에 30억이 되어있다면, 흑석9구역 입주하면 10년뒤에 35억이 될 것이다."

와 같은 주장은 10년간 매달 300만원짜리 아크로리버하임의 거주에 대한 가치는 철저히 무시받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크로리버하임 월세도 조금씩 우상향할텐데, 10년간 실거주가치는 최소 5억은 되리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30억과 35억의 차이는 그걸로 갈음되는 부분입니다.

물론 아크로리버하임보다 흑석9구역 입주권이 준공되기 전까지는 보유세를 덜 냅니다.

초기투자금도 줄일 수 있고, 실제 총 투자금도 현재 신축대비 10% 정도는 저렴합니다.

이러한 이득은 사업 지체 리스크나 건축비증가로 인한 조합원분양가 증가 리스크 등으로 갈음하는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2) 나는 사실 흑석9구역이 아크로리버하임보다 입지가 좋은지 모르겠다.

아크로리버하임은 고급빌라 흑석마크힐스 옆에 있는 단지로, 흑석뉴타운 중에서도 한강뷰가 깔끔하게 나오는 아주 좋은 입지의 단지입니다.

반면 흑석9구역은 조금 안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9호선 흑석역 역세권이긴 하나 아크로리버하임처럼 초역세권도 아니며,

명수대현대나 한강현대아파트, 향후 흑석 1,2구역으로 인해 한강뷰를 멋지게 누릴 세대는 제한적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흑석9구역이 신축이 되면 디에이치켄트로나인으로, 준신축~구축이 될 아크로리버하임보다 그럼에도 비쌀 것이긴 하나,

3억 이상 차이가 벌어질 것이라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3) 재개발 급매는 생각보다 구하기 어렵다.

재개발 투자가 실제로 큰 이득이 되려면 "눈 먼 매물"을 구해야 합니다.

(눈 먼 매물이란 실제로 재개발 구역에 살았던 원주민들이 시세를 잘 모르고 싸게 내놓는 매물을 의미함)

눈 먼 매물은 투미부동산을 비롯 여러 재개발 전문가들이 매일 기업단위로 임장다니면서 다 낚아채가서 자기 수강생들에게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재개발 급매는 생각보다 구하기가 어렵고 실제로 좋은 매물은 대단히 운이 좋아야 합니다.

아니면 재개발 전문가에게 매매가격의 1~2%를 지불하고 컨설팅을 해서 좋은 매물을 따내는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한가지 팁이 있다면,

투기과열지역 (현재는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만 해당) 은 관리처분인가 이후 전매가 제한됩니다.

따라서 관리처분인가 2~3개월 전의 매물들은 급매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에를 들어, 한남3구역이 작년 말~현재까지 프리미엄이 낮은 매물들이 많았고 비교적 구하기가 쉬웠습니다.



흑석9구역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다른 재개발 구역들도 사정이 다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오랜 기간 고민하고 계산하며 내린 재개발에 대한 결론은,

재개발 입주권은 복잡하게 계산할 필요 없이, 초기투자금과 총 투자금 정도만 보면 됩니다.

그리고 안전마진의 계산은 간단하게, 

A. 인근의 최신축 아파트 시세(또는 현재 아파트가 신축이 되었을 때의 예상 현재 가치)에서 총 투자금(프리미엄+조합원분양가)을 빼면 됩니다.

여기에 초기투자금이 적을수록 (총투자금) - (초기투자금) 만큼의 비용에 대한 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이득이 발생합니다.


B. 이렇게 계산된 안전마진에서 다시 준공시까지 자신이 살 집에 대한 월세를 빼면 됩니다.


대체로 재개발 급매가 아닌 평범한 입주권 매물들도 안전마진이 10~20%정도는 있습니다.

그리고 준공될때까지 자신이 거주할 집으로 신축을 선택하지 않는 이상,

구축은 월세 비용이 아주 크지는 않기 때문에 "몸테크를 하면" 급매가 아닌 매물을 잡아도 이득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월세 가격이 명확하게 거주가치를 표현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런 점들을 고려해보면 재개발은 "눈먼 매물"을 사지 않는한 딱히 먹을게 많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즉, 재개발 투자는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지, "계산상의 유리함" 때문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리고 오해하지 말아야할 것이 재개발 투자가 나쁘다는게 아닙니다.

그냥 제가 사지 않을 뿐, 누군가에게는 큰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자산은 적은데 현재 소득이 높은 경우 재개발 투자가 초기투자금만 내고 입주때 추가분담금을 내는 구조상 가장 유리할 수 있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네요.

여기에서 끊고, 다음 글은 이번 갈아타기를 하면서 재건축 매물들에 대한 저의 생각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