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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적정가치 추정 1: 40년차까지의 거주가치 산출
[11] 적정가치 추정 2: 44년간 토지에 의한 이득 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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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전세제도를 이해하는 두 번째 글로, 대출에 관하여 살펴보고자 합니다.
앞선 글에서 역전세와 전세가율과 관련된 이야기를 했습니다.
전세가격은 매매가격을 넘을 수도 있으며, 이 경우에도 투자가치는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했고,
그러나 그런 매물은 거주가치 감가율이 큰 경우가 많아 투자로 추천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실거주로는 괜찮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이번 글에서 굳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둘은 매매가에 레버리지 역할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거주자가 매수자냐, 세입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대출 상품으로 인해 결국 매매가의 상승을 부추겼다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맞는 말인데, 여기에 몇 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작년~올초에 잠깐 그 전제가 깨진 상황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간단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주택담보대출
가. 개요
주택담보대출은 크게 3종류가 있습니다.
매수할 때 이루어지는 주택담보대출 / 대출은행을 갈아타는 대환대출 / 보유한 상태에서 받는 생활안정자금대출입니다.
여기서 대환대출은 말 그대로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은행으로 갈아타는 방식입니다.
더 설명은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생활안정자금대출은 현재 1억까지 가능하며, 8월부터 2억까지 상향됩니다.
요즘 아파트 가격 생각하면 생활안정자금대출 2억도 사실 적은 편이라 생각이 됩니다.
결국 가장 큰 레버리지를 쓸 수 있는 것은 주택담보대출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주택을 소유하는 가장 최소의 비용은 갭투자인데, 이는 전세자금대출 이야기할 때 후술하겠습니다.
주택담보대출 금액을 결정하는 여러 요소들로, LTV, DSR 등등이 있습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DTI를 봅니다.
LTV는 KB 또는 한국부동산원 시세의 몇%까지 빌릴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입니다.
조정지역기준 LTV가 50%이고 KB시세가 10억이면, 대출이 5억까지 가능합니다.
DSR은 자신의 월 급여 대비 몇%까지 빌릴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입니다.
DSR은 현재 무조건 40%로 되어 있는데, 자신의 월급이 500만원이면 월 200만원까지만 원금+이자를 낼 수 있습니다.
대략 대출금액 이자 상환방식에 따라 아주 복잡하긴 하지만,
월 200만원 원금+이자면 대출 4~5억정도까지 받을 수 있다고 보면 됩니다.
DTI도 DSR과 마찬가지이나, DSR은 다른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까지 모두 합친 것을 기준으로 하며,
DTI는 다른대출은 이자상환액 기준으로만 봅니다.
예를 들어 DSR은 다른 신용대출이나 심지어 자동차금융할부의 월 상환액까지 모두 합쳐서 40%를 넘으면 안됩니다.
그러나 DTI는 자동차금융할부의 이자만 추가되는 식이라 그 액수가 훨씬 적습니다.
신용대출도 보통 6~7년만에 다 완납을 해야하니 원금상환비율이 높아서, DSR로 하면 많이 불리합니다.
나. 매매가격에 미치는 영향
주택담보대출이 매매가격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까요?
결론부터 말아자면, 대출이자가 핵심입니다.
물론,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수단이 있으면 한 사이클 내에서는 분명 주택 가격의 변동폭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투자상품은 대출금액만큼 투자금이 줄어든다는 측면보다는, 이자가 싼 대출이 레버리지의 위력을 발휘하는것으로 보입니다.
쉽게 말해서 10억짜리 집을 5억 대출받고 사는 행위에는,
5억을 빌림으로써 5억에 해당하는 부분이 대출 이자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안겨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일 것입니다.
장기 주택가격 그래프를 Linear Regression (어려운말 죄송... 선형으로 표현하면? 한국어로 표현하기 어렵네요) 으로 표현하면,
대출이자가 높을때 아무리 대출을 많이해줘도 장기적으로 투자자는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파트나 주택의 적정가치를 판단할 때에는 장기적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한 사이클 이상의 관점에서는 높은 대출이자의 레버리지는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이러한 저의 주장은 "공매도를 아무리 해봤자 주식은 제 가치를 찾아간다"와 비슷한 관점입니다.
공매도를 비롯 우리나라 주식이 문제되는 점은 무차입 공매도를 비롯한 불법적인 부분을 금감원에서 제대로 잡지 못하기 때문이지,
공매도 자체가 종목의 가치를 낮춘다고 보지는 않으며, 그 반대인 신용매매도 장기적으로는 종목의 가치를 특별히 높여주지 않습니다.
이처럼 주택 시장도 아무리 갭투자니 주담대니 해도, 해당 주택의 가치를 더 높여주지 않습니다.
다만 그동안, 그리고 앞으로도 갭투자나 주담대가 매매가를 끌어올려줄것 같은 이유는,
대출이자율이 과거에도 낮았고, 지금도 낮으며, 앞으로도 낮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갭투자는 후술하여 살펴보도록 하고, 먼저, 주담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다. 계산하기
아래는 제가 2주쯤 뒤에 실행하는 케이뱅크 주택담보대출 이자입니다.
이자가 3.99% 5년 고정금리입니다. 가산금리가 0.03%입니다.
은행은 주택담보대출로는 거의 이윤을 남기지 않습니다. 가산금리가 거의 제로 수준입니다.
다른 부수조건도 없습니다.
지금과 같은 한국 미국 모두 최고 금리인 시점에서도 올초 4%대가 최고 금리였고,
봄이 되면서 다시 3%대까지 줄줄 내려오고 있습니다.
제가 2019년 5월에 실행한 대출의 금리가 2.66%였는데, 그때 기준금리가 1.5%였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3.5%입니다. 중립금리를 우리나라는 현재 1%대 후반~2%대 중반으로 보고 있는데,
2.25%라고 가정해도 주택담보대출 이율은 3.5% 내외정도로 예상합니다.
[10] 적정가치 추정 1: 40년차까지의 거주가치 산출
이 글에서 가정했던 화폐가치 하락율은 연 6%정도이고, 이것이 2014~2020년 기준으로 산출된 것인데요,
주택담보대출 이율보다는 무조건 화폐가치 하락율이 더 높습니다.
아마 2022~2023년정도만 예외인 두 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대출 받은 돈으로 화폐가치 하락에 헷징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대출을 받는것이 거의 무조건 이득입니다.
그렇다면, 화폐가치하락율 6%, 주택담보대출 이율 3.5%라고 가정하면, 매매가격에서 얼마나 더 상승할까요?
이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가장 대출을 강하게 하는 기준인 LTV 50%에 맞추어 계산하려 합니다.
(서울 주요 아파트 전세가율도 50% 내외정도 수준으로, 갭투자와 주택담보대출 최고 영끌이랑 비슷한 레버리지 수준입니다)
집값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이 화폐가치하락율에 의해 매년 6%씩 뿔어나면,
화폐가치하락율대로 이자를 먹이면 전체 가격의 3%를 매년 이자로 내야 합니다.
그런데 그 금액을 이율 3.5%로 대출받을 수 있으므로,
LTV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M이라 하면, 0.06M을 매달 이자로 냅니다.
(물론 원리금 균등상환에 의해 더내겠지만... 초기투자금을 줄이는것이 핵심이기에..)
0.06M을 부담하기 위한 대출원금을 N이라 하면, N×0.035 = 0.06M 에서,
따라서 N = 1.714285M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래 2M 이어야 할 매매가격이 M+N=2.714285M으로 상승합니다.
따라서, 기준매매가격보다 35.7142% 더 높은 매매가격을 형성함을 입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매매가를 뻥튀기하는 요소가 [13] 적정가치 추정 4: 자산가치의 이해 에서 설명했던 에셋파킹 비용에 포함됩니다.
이 값은 어차피 비교하고자 하는 매물에 모두 적용되는 통제변인의 일종으로 상수 처리해도 무방합니다.
주택담보대출 이율은 매년 달라지니까, 지금의 계산은 말그대로 가상현실에서의 계산이라고 치부하셔도 좋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주택담보대출 이율의 상승은 매매가격 하락을 부추기며, 하락은 매매가격의 상승을 부추깁니다.
2023년 이후로 바닥찍고 턴어라운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특례보금자리론과 1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이율의 하락 영향이 대단히 큽니다.
다만 거래량이 더 폭발하지 못하는 점은 아직 전세가 너무 저렴하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이로 인해 어느정도 매매가격이 회복한 뒤에는 대출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한 한동안 매매가격은 횡보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2. 전세자금대출
전세자금대출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전세자금대출은 담보가 전세권(전세금을 돌려받을 권리)으로 설정한 대출상품입니다.
저는 전세자금대출이 사실상 주택담보대출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세권이라는 것은 사실 엄밀히는 주택담보의 일종이기 때문입니다.
월세 제도가 존재하는데, 전세자금대출이 존재하는 것 역시 좀 신기합니다.
전세자금대출은 전세금의 80%~최대 90%까지 빌릴 수 있습니다.
전세자금대출이 생기면 월세가 오르는게 아니라, 전세가 오릅니다. 월세는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전세가 어느정도나 더 오를까요?
앞서 계산한 것과 같은 방법을 사용하면 됩니다.
전세자금대출원금을 P, 전세자금대출에 의해 바뀐 전세금을 Q라 하면,
0.06P = Q × 0.35
로 계산할 수 있으므로 Q = 1.714285P 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세자금대출이 없다면,
P + 0.25P =1.25P (P가 전세가격의 80%이므로 전세가격은 1.25P임) 이어야할 전세가격이
1.714285P + 0.25P = 1.964285P로,
전세금은 약 57.1428% 상승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상 전월세전환율이 약 4.5%정도인데,
만약 전세자금대출이 없었다면 전월세전환율은 약 5.5%까지는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는 4.5% × 1.571428로 계산해야 하나, 기존 4.5% 안에 월세에 대한 종합소득세로 인해 고정금액이 1%정도 존재합니다.)
전세가 없어지면 월세가 폭등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전세가 없어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애초에 없애고 말고 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닙니다.
없애면 월세 1원짜리가 생길텐데... 이런건 임차인 임대인 계약에 의해 정하는 것이지 나라에서 정하는게 아니니까요.)
전세가 없어지면 전세 수요가 월세로 옮겨타고, 소유주는 역시 주택담보대출을 받게될 것입니다.
그러면 월세로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내는 형태로 결국 그대로 대체될 것입니다.
물론 현재는 다주택자 대출 규제가 있으나,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화된다면 다주택자 대출규제도 다 풀리고 DSR 40%만 남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전세 수요가 일부 매매로 갈 것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어느정도 동의는 하지만,
현재 전세로 들어가는 사람들 대부분은 전세자금대출을 끼고 들어가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마 대출 없이 쌩돈으로 전세 들어가는 사람들만 매매로 옮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월세 가격이 유지되더라도 전세가 사라지면 세입자 입장에선 전월세전환율이 대출이자보다 더 높으니,
“주거비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전세자금대출로 인해 매매가격이 상승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전세가격이 올랐으니까, 갭투자하기 쉬워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갭투자"하기가 쉬워진 것이지, "매매물건 사기가 더 쉬워진 것"은 아닙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규제가 있었기 때문에 갭투자 > 매매가격 상승이라는 도식이 성립할 뿐입니다.
다시 말해, 전세자금대출이 생기면서 전세가격이 오르니 갭투자라는 개념이 생겨난 것이고,
이것이 담보대출에 대한 여러 규제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받는것보다 한동안 유리하다보니 갭투자를 강제로 하게된 것일 뿐이며,
원래 규제가 아무것도 없고 다주택자에게도 동일한 담보대출 기회가 주어졌다면, 갭투자나 담보대출 + 월세나 별로 차이가 안납니다.
물론 이번에 월세에 종합소득세를 제대로 물리기 시작하면서 갭투자가 계속 좀더 유리한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며,
그리고 앞으로도 갭투자는 아파트를 투자하는 가장 좋은 투자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갭투자가 규제를 우회하기 때문에, 규제가 매매 상승추세를 꺾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옳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아주 단순하게 갭투자 > 매매가 상승 이런 도식은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