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평가원 수학 문제 중에서 어려웠던 문제들이 몇 가지 있을 것인데,

13번, 14번, 15번, 21번, 22번이 개인적으로는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과거에 비해서는 15, 22번류의 킬러 문제 난이도가 좀 낮아진것 같습니다.

문제를 어렵게 만드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13번 문제처럼

어렵게 내는 방식을 수험생들은 가장 유념해서 대비해야 합니다.

킬러문제는 포기하면 4점만 버리지만 이런 문제는 풀 수 있을거만 같은 느낌에 사로잡혀

시험 전체를 그르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3번 문제는 문제 자체를 이해하는 데에는 하나도 어려움이 없습니다.

22번처럼 문제상황을 파악하는데에 시간이 걸리고 까다로운 그런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 막상 문제를 풀어보려고 무지성으로 도형을 파고들다가 답이 안나오거나

챗바퀴를 돌거나 하는 등 말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러한 스타일 문제의 가장 큰 특징은,

"집에서는 쉽고"

"모의평가에서는 한번정도 말려들고"

"수능시험에서는 시험 자체를 그르칠수도 있는"

특징을 가집니다. 긴장도 높은 상황에서 본능만이 남아있을 때에 이와 같은 문제를 만나면

그냥 그 시험 전체가 흔들립니다.


수능시험이나 평가원시험에서 이러한 성격의 문제가 한 시험당 평균 1개정도 출제됩니다.

(대부분 미적분 문제네요... 미적 비선택자분들께는 죄송... 그간 악랄한 문제들은 죄다 미적이라...)



등등... 다 킬러가 아니였는데, 위의 거론된 문제들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조금 혹은 크게

시험을 방해하는 문제들로 작용하였습니다.

이러한 문제의 특징은 풀이 방향을 명확히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문제를 파악하기는 쉬우나 그 다음 어떻게 풀어야할지 막막합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풀이가 10가지쯤 되는데, 어떤건 답이 나올테고 어떤건 답이 안나오는

그런 상황이기도 합니다.


올해 수능에도 같은 단원일지는 모르겠지만, 저러한 문제가 1개정도는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남은 기간 어떤 학습을 해야 하는지 2가지의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1. 개념의 증명을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념의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 이야기는 과거부터 제가 100번쯤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13번 문제를 통해 왜 그렇게 공부해야만 하는지를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아래의 풀이는 일부 학생들이 이 문제에서 말려들게 되는 대표적인 풀이 중 하나입니다.


이 문제의 조건을 그림에 도시하고 나면 선분 CD의 길이를 가장 먼저 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코사인법칙을 활용하면


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선분 AC의 길이를 구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미지수를 둡니다.

삼각형 AEC에서 코사인법칙을 사용하면,

다음과 같은 식 하나를 도출합니다. 이제, 드디어 식 하나만 더 도출하면 이 문제를 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뭔가 6월 기출문제의 풀이를 떠올려봅니다.

코사인법칙을 여러번 썼던 기억이 납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삼각형 CDE에서 각 D에 대한 코사인 값을 구할 수 있고, 삼각형 ACD에서도 각 D에 대한 코사인 값을

구할 수 있군. 그래서 이 두 식은 같아!"

자 그러면 이제 식을 세워봅니다.


자 식 2개 ㅋㅋ 이제 두번째 식 정리해보면...

헐 같은식이네... 아무 쓸모 없는 등식이였습니다!

자 그러면 다른 풀이를 찾아보자...

점 C에서 삼각형 CED에 수선의 발 H를 내리고,

삼각형 ACH에 대한 피타고라스 정리를 활용해봅시다.


전개하려고 하는 순간, 첫번째 식과 똑같다는 것을 직감합니다.

이러한 시도를 하다가 시간은 이미 10분이 훌쩍 지나있습니다.

15번 22번도 풀어야 하는데 13번따위에 시간을 이렇게나 잡아먹었습니다.

좌절감이 들고 시험을 망친것 같습니다.


이런식으로 결국 같은 방법의 아류로 문제를 풀게 되는 원인은 코사인법칙이

어떻게 증명되는지를 잘 모르거나, 알더라도 문제 풀때에는 증명과정을 풀이 아이디어

획득에 적용하지를 않아서 생기는 경우가 제일 큽니다.


코사인법칙은 교과서에서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요? 꼭 교과서가 아니여도 좋습니다.

코사인법칙은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결국 앞서 살펴보았던 풀이과정에서, 두번째 등식을 세우기 위해 첫번째 식의 증명과정을

그대로 반복하는 헛짓을 하고 있었던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삼각형 관계에서 피타고라스 정리를 활용하여 증명할 수 있는 공식을 활용한

모든 방법은 첫번째 등식의 변형에 불과한 것이라는 것을 증명과정이 탑재되면 자연스럽게

인지한 상태로 접하게 되기 때문에, 풀이의 챗바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반복해서,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어떻게 증명하는지,

해당 증명과정에서 다루는 기하 개념은 또 무엇으로 증명하는지 ... ...

를 반복하여 연결한 것이 수학적 체계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학습은 최종 개념에서 거꾸로 거슬러가도 좋고, 중1 교과서부터 차례대로 거슬러 올라가도

좋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모든 학습한 개념을 최대한 체계적으로 정리한다면,

풀이를 진행함에 있어 보다 효율적인 방식을 추구하게 될 것입니다.



2. 주어진 조건을 변형하면 문제의 핵심이 보인다.

아마 이 문제를 반성할 때, 단순히 "반원이 그려진 문제에서는 반드시 반지름을 고려해라!"

이런 식으로 이 문제의 교훈을 정하면 다음 번에 다른 유형에서 이러한 풀이 방법이 막막한

문제를 만나면 또 틀릴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비슷한 구조와 도형을 다루는 문제가 

나와야만이 도움이 되는 교훈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까요? 

그 고민의 시작은, "이 문제에서 반원이 정말 필요한 요소인가?"를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뭐 물론 당연히 필요하겠죠. 문제에 쓰여있으니까요.

그러면 "아 그냥 반원을 써야겠다"가 아니라, 왜 필요한지, 어떤 측면에서 필요하게 된건지를

문제의 주어진 조건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분석하면 이 문제의 해법이 보입니다.


https://genus.co.kr/catalog/2/10/452

앞서 위의 링크에서 새로운 문제를 대비하는 방법으로 문제의 조건을 변형해 볼 것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조건을 변형하는 것은 조건을 삭제, 추가, 수정하는 것입니다.


13번 문제에서도, 먼저 다음과 같이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반원이라는 조건이 없고, 선분 조건만 남아있다면, 이 문제의 그림이 하나로 결정될 수 있는지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선분 AB를 고정시켰을 때, 각 OAD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면서 생각을 해보면,

점 C와 점 D는 자유자재로 작도가 가능함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두 가지입니다.

(1) 선분 CD의 길이를 구하는 과정은 반원과 무관하다.

(2) 반원이라는 조건을 통해 두 점 C와 D를 고정시키므로

풀이의 key는 두 점 C, D와 반원에 있다.

(1)의 조건을 앞서 이미 사용하였습니다. 이제, (2)의 조건을 사용하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원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중심으로부터 같은 거리에 이르는 점들의 모임입니다.

결국, 선분 OC와 선분 OD가 반지름 r로 같음을 이용하는 것이 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각 OED에 대한 코사인법칙을 삼각형 OED에 적용하여 반지름 r을 구할 수도 있고,

각 COD에 대한 코사인법칙을 두 삼각형 OED, OCD에 모두 적용하여 등식을 세워서

반지름 r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어떠한 방법으로 풀든 반지름 r을 구할 수 있게 됩니다.

반지름을 구하면 선분 AC를 삼각형 ACD에 대한 사인법칙을 활용하면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각 ADC의 사인값은 삼각형 CED에서 구해야 합니다.)

이후 풀이는 글이 너무 길어져 생략합니다.



지금까지 13번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공부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요약하면, 문제 해석은 쉽지만 풀이 방법이 떠오르지 않거나 너무 접근 방식이 많을 것 같은 문제를

대비하기 위한 두 가지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하나는 모든 개념을 증명할 줄 알고, 이를 체게적으로 정리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고,

또 하나는 조건을 자유롭게 변형하는 훈련을 해야 하며, 이를 시험을 볼때에도 적용해서 문제의 개별 조건이 갖는

핵심을 문제 상황에서 파악하여 문제 풀이 방법을 명확히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