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에 집값은 서울 일부 잘사는 동네를 제외하고는 망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먼저, 인구가 감소하면 사실 집값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산업이 직격탄을 받습니다.

집값만이 떨어지고, 경기는 부양된다는건 말이 안됩니다. 

어떤 물건을 만드는데, 기계는 그대로 있고 사줄 사람이 줄어들면 어느 산업이던지 위축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인구가 줄어들 동안 회사가 더 좋은 제품을 연구하고 만든다고 하더라도 물건 값이 정말 떨어질까요? 그건 모르는 일입니다.


구체적으로, 아파트 등 거주에 한정하여 인구 감소하면 집이 남아돌고 부동산이 폭락할 것이라는 이야기에 대해서 구체적인 제 생각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가격은 물가가 상승해서 오르는 것도 있지만, 사실은 기술이 진보될 때 가장 크게 오른다.




두 상품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십니까?

어떻게 2년만에 차값이 두배가 됐지? 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신가요?




이건 어떤가요? 그다지 많이 오르지는 않았지요?


이러한 가격의 차이는 사실 기술의 차이에서 옵니다. 

자동차는 가장 보수적인 사례일 뿐입니다.

가격의 점핑은 기술이 크게 진보할 때 올라갑니다.


줄 이어폰에서 블루투스계열 이어폰으로 넘어오면서, 가격은 10배 이상 비싸졌습니다.

이제는 이어폰에 20만원 30만원 쓰는게 흔합니다. 과거에는 이어폰에 5만원 이상 투자하는건 어느정도 정말 음악을 즐겨듣는 경우에 한정했습니다.


과거 삐삐에서 피쳐폰을 거쳐,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가격이 엄청난 점핑을 이뤘습니다.

과거 PMP나 MP3, PDA라는 기계가 있었는데, 그것과 비교해서 아이패드 프로 등 하이엔드 기종의 가격은 4배 5배이상 비싸졌습니다.

종이컵에 마시던 200원짜리 믹스커피, 커피숍이 생기면서 최소 1500원 이상으로 변했습니다.

이들은 대체로 혁신적인 발전이 있을 때 가격이 한번씩 확 뜁니다.


누군가는 물어볼 수 있습니다. 믹스커피랑 아메리카노는 다른 상품이고, 내연기관 차와 전기차는 다른 자동차 아니냐는 것이지요.

물건은 다르지만, 그것이 갖는 사회적 가치와 쓰임새는 흡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 동네 슈퍼에 와인을 팔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편의점에도 와인을 많이 팔고, 양주도 즐겨 마십니다.


2. 인구가 줄어든다면, 산업은 어떻게 되는가?

인구가 줄어들면 무조건 그 산업은 위축되기만 할까요? 

아파트보다 그 수요가 몇십년정도 앞서 있는 대학입시관련 업체 주식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수험생은 거의 반토막이 났는데, 관련 대기업의 주식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10년전에 비해 거의 6~7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물론, 현재 초등교육업체들은 대체로 주식이 저조합니다.

또, 동네에 있는 중소규모 학원은 형편이 많이 어렵습니다.

다시 말해, 산업의 흥망을 인구탓으로만 돌리면 안되며, 그들이 과거에 머무르고 비슷한 것만 하려고 하진 않았는지 돌이켜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구가 줄어들더라도, 그만큼 좋은 상품을 만들고 가격을 비싸게 팔면 사람들은 그 가격을 기꺼이 지불합니다.


3. 거주 방식의 변화




과거부터 지금에 이르는 거주 방식입니다. 약 50년간, 거주 방식은 혁신적으로 변해왔습니다.

이제는 아파트 안에서 카페, 영화관, 수영장, 사우나, 스케이트장, 독서실, 피트니스 등 수많은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인구가 줄어든다고 해도, 그것을 초월한 거주 가치의 상승이 있다면 집값은 더 오를 수밖에 없고 그정도의 혁신에 미치지 못한다면 집값 상승은 물가상승률 이하이거나 떨어질 것입니다.

집이 너무너무너무 좋다면, 전국민의 자산은 부동산에 더더욱 몰빵될 것이고 올인할 것이며, 집이 별로 개선이 없다면 부동산에는 자금이 조금만 들어있고 여행 등 대체 수단으로

소비를 하거나 주식 등 다른 수단으로 투자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결국 2050년, 2070년에 존재하는 어떤 거주의 형태가 2000년대 초반 수준에 머무른다면 그 물건의 값은 비싸지 않을 것입니다.


데스크탑의 가격은 오히려, 지금이 더 싸다고 느낍니다.

레이저 프린터나 복합기는 어떤가요? 지금이 더 싸다고 느낄겁니다.

그게 뭐 인구가 줄어서 그럴까요? 필수품이 아니라서? 아닙니다. 

더 좋은 물건들이 생겨난 것에 비해, 데스크탑과 레이저프린터는 그 기술의 진보가 혁신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수치적 개선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상품은 그 돈을 사용자가 기꺼이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을 때, 상승합니다.

집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집은 정말 공공재인가요? 좋은 집은 상품입니다. 그리고 분명 좋은 집에 대한 수요가 존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거주를 위해 1채를 외치며 집에 상품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지금도 잠만 잘 수 있는 집은 널렸습니다.

서울에 1960~80년대 수준에 머무르는 빌라나 다세대 주택들은 1억~2억이면 지금도 충분히 구매가 가능합니다. 

과거에는 방한칸에 가족 넷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게 말이 되었고,

집에 바퀴벌레 돌아다니는게 말이 되는 시기였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2020년에는 사람들의 눈이 2020년에 걸맞게 높아진 것이고, 그만큼 가격이 더 비싸진 것일 뿐입니다. 

2050년에는 또 2050년에 걸맞는 거주 양식이 있을 것입니다. 


혹시 주변에 신축에 사는 친구가 한명이라도 있다면, 집도 둘러보시고 커뮤니티도 가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내 자신이 "굳이 그렇게 좋은곳에 살 필요가 없는데?"라고 생각이 들더라도, 지금도 누군가는 그런 곳에 살고 싶어한다는 점,

나도 언젠가는 그런 곳에 살고 싶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인구가 줄어든다면 건설사들이 새집을 지을 유인이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오래된 아파트 위주로 구성될 것이고 집값은 저렴하겠지요?

인구가 줄어들어도 새 집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면 (신축 집값이 오른다면),

건설사들은 새집을 지을 유인이 생길 것이고 집값은 꾸준히 우상향하겠지요?

자본주의 세상은 유토피아가 불가능한 사상입니다.

자본주의는 지금까지의 제도에서 전반적인 국민의 삶의 질 측면에서 가장 나은 제도이고

더 나은 대안이 없어서 지지받는 사상인 것이지, 모두가 잘사는 결과를 낳는 정답인 사상이 아닙니다.

만약 인구가 줄어 모두가 집을 싸게 산다? 그런 세상이 온다면 그 집은 그 시대에 맞지 않은,

상품가치가 낮아 형편없는 집이 대부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불만을 가질 것이 아니라, 지금의 세상 구조를 빨리 이해하고 살아남을 궁리를 하는 것이

먼저 아닐까요?



번외. 한국의 인구는 정말 앞으로 줄어들기만 할까요? 일본은 출산률이 침체되었다가 최근 다시 회복중입니다.

한국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번외. 사람들이 월급이 더 빠르게 늘어, 지금보다 더 풍족하게 사는 세상이 온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다만 그런 세상이 너무 늦게 온다면, 그때까지는 주식, 코인, 부동산, 저축 등 모든 재테크 수단을 총동원해서 자산을 뿔려야 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습니다. 부정적인 마음, 시기질투가 가득한 마음으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