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영상의학에서 활용되는 딥러닝은 Image segmentation 즉, 특정 lesion의 detection과 classification에 핵심적으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근데 영상의학과 20년 경력 교수님이 병변의 유무 자체를 miss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요...딥러닝 프로그램이 오류나 내지 않으면 다행이죠. 그럼 딥러닝이 영상의학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자 근데


딥러닝 이거 생각보다 꽤 재밌습니다. 예를 한 번 들어볼까요?


여러분이 저저번달에 막 국시 합격하고 졸사 찍고 처음 인턴 도는 새내기의사라고 해봅시다. 근데 첫 턴부터 응급실 당직이네요? (명복을 빕니다...) 밤에 피곤해서 잠깐 졸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환자가 응급실에 내원합니다.


23세 남자가 갑작스러운 호흡곤란과 흉통을 호소해 새벽 2시에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친구들과 농구를 하다가 오른쪽 어깨를 부딪힌 후 발생하였다고 한다. 이전에 앓고 있던 질환은 없으며, 체온 36.8C 혈압 120/86 맥박 90/min 호흡수 32/min 이다. 아래는 가슴 X-ray 사진이다. 진단과 치료는?

(밤에 왜 농구를 해...ㅠㅠㅠ)


일반인이 보기에도 일단 뭐 오른쪽 (의학에서 영상 사진은 오른쪽 왼쪽을 환자 기준으로 기술하기 때문에 좌우가 바뀝니다) 위에 뼈 같은거 부러져 있는거 같고 또...왼쪽 아래에 이상한 관 같은거 있고...(이건 사실 그냥 정맥 주사 라인입니다)


피곤한데 대충 정형외과에 우측 쇄골 골절 컨설트 내고 끝내려 했는데 환자가 계속 숨 쉴 때 가슴이 아프다네요? 뭐지...ㅠㅠ


★딥러닝 출동★


우리나라에 영상의학 딥러닝으로 유명한 회사가 둘 Lunit, VUNO가 있습니다. Lunit Research CXR로 돌려볼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저걸 어떻게 암?)


우측 상부 폐야에 기흉이 있답니다. 어딨냐고요? 다시 보죠.


 

(인공지능 없이 인턴이 이거 찾아서 응급레지쌤한테 노티하면 다음날 무조건 소문 납니다. 물론 좋은 의미로요 ㅋㅋ)


기본적으로 폐의 장막과 늑막 사이 공간은 음압 즉, 아무것도 없어야 합니다. 근데 저렇게 간격이 보인다는건 (아마도 골절 손상이 생기면서) 그 공간에 대기압 차로 인해 양압이 걸린거고 기흉이 생겼다는 얘기죠.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 사진을 첨부해봅니다.



물론 저런 애매한 케이스를 바로 찾아내기에는 어렵겠지만 인턴으로서는 기흉은 응급실에서 절대로 실수하지 말아야 할 주요 sign 중 하나이기에 딥러닝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도 있죠. 


이처럼 아직 임상진료가 미숙한 인턴을 보조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이외에도 수백 장의 병리 슬라이드를 하나하나 넘겨보며 atypical한 암세포가 하나라도 있는지 다 뒤져보며 고생하시는 병리과 레지쌤의 로딩을 덜어주는 역할을 해줄 수 있죠.


삼성병원 같은 데에서는 이미 사용중이라는 얘기가 있다네요...


결론) 딥러닝은 의사 업무를 보조하는 수단으로서 먼저 사용될 것이고, 영상의학 전문의를 대체할 정도까지는 좀 멀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