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내 삶은 지속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매일 새벽 2~3시가 돼서야 눈을 감고 아침 7시에 눈을 떠서
피로에 지친 내 몸뚱아리의 절규를 들으면서 샤워를 하는 나의 삶.
벗어던지고만 싶다.
한때는 열정이라 생각했다.
열정이 넘쳐서 늦은 시간까지 수업을 고민하고, 학급 살림을 고심하는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욕심이고 객기였다.
그렇게 살아도 내 몸이 남아날 거라고 믿었던
그렇게 살면 내가 더 나아지는 거라고 믿었던
치기 어린 생각이었다.
지금의 나는 지쳤고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
지금의 삶에서는 나 자신이 없다.
내 삶에서 나는 일하는 나 뿐이다.
책을 읽는 나는 없고 음악을 듣는 나도 없으며
영화를 보는 나는 더더욱 없고 엄마 아들인 나도 없다.
요즘 집에 있으면 우울하다.
어제는 악몽 때문에 아침까지 5번이나 잠에서 깼다.
악몽은 모두 학교에 관련된 꿈이었다.
수업을 가야 하는데 수업 준비를 전혀 안 해서
갑자기 심장이 터질 듯이 쿵쾅거려 깬 것이다.
그런 식으로 잠에서 깨서 꿈인 것을 깨달았을 때 너무 슬펐다.
이제 내게 일은 두려움이 되었구나.
한때는 연구하는 게 재밌었고 나만의 컨텐츠를 쌓아가고 있다는 게 즐거웠는데
이제 이렇게 살면 내가 산산조각날 것 같다는 공포만이 남았다.
새벽 2시까지도 내가 원하는 수업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나도 살고 싶은데 왜 이렇게 되는 게 없어, 라고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다.
쉬면 되겠지, 그래 쉬면 되는데
쉬면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방식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
수업은 그냥 교과서를 줄줄 읽어주는 식의 수업이 돼야 할 것이다.
교과서는 세상에서 제일 재미없는 책이다.
나는 그 책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냥 그것을 해설해주는 사람이 돼야만 한다.
그게 싫어서 매일 내가 스스로 만든 활동지로 수업했는데
이제는 그렇게 수업하는 삶이 두려워서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돌아와야 한다.
결국 나는 선택한 것 없이 그저 떠밀려 살아가게 된다.
원하는 삶을 유지하는 데에 실패하고 내가 최악의 수업이라고 생각한 방식을 덧입어야 한다.
형사들의 고문을 못 견뎌 끝내 없는 죄를 자백하는 자의 심정이랄까.
내가 원하는 삶의 무게를 못 견디고 절대 살고 싶지 않는 길을 맨발로 걸어가야 하는 심정이랄까.
모르겠다. 나는 과연 계속해서 내가 살고 싶은대로 살 수 있을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며, 내가 하고 싶은 수업을 하겠다며
집에 와선 엄마가 차려주는 밥만 먹고 잠만 자고 노트북 앞에서 한글오피스 작업만 하고 있는데
이게 맞을까.
나이 서른이 되도록 엄마 없인 아무 것도 못하는 어린애로 살면서
엄마한테는 아무런 말 한 마디 못 걸고 일만하고 힘들다는 말만 하고 투정뿐인데
정말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도 되는 걸까.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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