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도 길면 잘린다는 걸 알았네요)

요즘 학생들 질문을 정말 폭탄으로 많이 받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부정적 생각만 갈수록 늘어나는 기분이네요 ㅠㅠ

저 원래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이고, 표현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해주는데,

이제는 슬슬 한계점에 부딪힌다는 느낌도 많이 들어요.


제가 질문 받다보면 든 부정적 생각들을 여기라도 남겨봅니다.

사람들 많이 안 쳐다보는 곳에서 속닥속닥 얘기하고 싶어서요...

이 글은 제 의식의 흐름입니다. 두서가 없으니 양해바랍니다.


1. 왜 남들과 똑같이 살면서도 남들보다 더 나은 인생을 살고 싶어 하는 건가

'난만한' 같이 살고 싶다면서, 왜  10년 동안 '난만한'이 뇌가 주름지도록 노력한 과정은 생각지 않고서는 그가 이뤄 놓은 결과만 보는가.

그가 무슨 세상을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가 벼락처럼 떠올라서 그 위치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하는 건가?

매번 타는 상담의 무한루프: "성적이 다르고 싶으면 사는 방법도 달라야지!" → "에이, 인간이 그걸 어떻게 해요!" → 네네....


2. 왜 정시파이터를 외쳐대고, 1년 만에 모든 결과를 내야 한다고 자신을 압박하면서도,

자신의 주변 경쟁자는 생각지 않는가.

당신이 2년 동안 놀 때 수시하는 애들은 같이 놀았는가?

걔네는 2년 먼저 공부해 놓고도 지금 그 자리에 있는 건데,

정시파이터인 당신은 "걔네들 2년 공부한 것 + 앞으로 1년 공부할 것"을 1년만에 압축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아, 학교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서 수시 애들이 어떤 공부를 했는지 모르는 것인가

아니면 수시하는 애들 중에서 이상한 사례만 너무 많이 봐서 수시는 무가치, 무쓸모라고 틀이 박혀버린 것인가.

쉽게 얘기해서, 수시 애들 관동별곡, 사미인곡, 상춘곡 뼈빠지게 외우고 있을 때 당신은 뭐했냐고.


3. 이게 다 코인, 주식, 부동산 같은 불로소득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에서 비롯되는 것인가?

열심히 살아봤자 뭐하냐? 이런 회의감이 만연해져버린 것인가

왜 이렇게 효율만 따지지...? 공부는 일단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와서 효과가 좀 나야 효율을 생각할 수 있는 것 같은데...


4.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무엇이 중요하다고 가르치는 걸까?

부모들이 아이를 대체 왜 낳았을까.... 극단적인 경우는 대리만족인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모르는 면이 많겠지만)

결국 아이가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서 자립하는 게 목표 아닌가?

이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고, 어떤 것은 좋은 면인데, 어떤 것은 나쁜 면이고

그래서 너가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하다...

이런 것들을 왜 안 가르치지?

이것도 대물림인가... 부모 세대들이 이런 걸 학습하고 커보지 못해서 그런 것인가...

왜 요즘 아이들은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고 얘기하지 않지...?

왜 그냥 꿈이 의사고, 꿈이 돈 많이 버는 거라고 이야기하지...?

아무리 봐도 그게 꿈은 아닌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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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닐거야. 아니겠지.

요즘 아이들은 굳어가고, 편견만 가득한 내 생각보다 훨씬 더 훌륭하게 생각하고, 잠재력도 훨씬 뛰어날 거야.

내가 좋은 사람들보다 나쁜 사람들 이야기만 더 많이 들어서 그런 걸거야.

세상은 그래도 좀 더 좋아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