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2024수능을 준비해서 의대 합격증을 받아볼까...? 고민하기 시작한 공대 졸업자입니다. 


고일대로 고여버린 요즘 수능에 제가 가능성이 있을까,, 점쳐보려고 올해 수능수학을 한번 풀어봤습니다.


제가 현역일 땐 16수능 수학 B형을 응시했었는데, 지금에 비하면 엄청나게 쉬운 시험이었다는걸 느낍니다.


전 그때 시험에서도 1개를 틀렸으니, 수능 수학의 최상위권이 되는 어떤 임계점을 넘지 못했다고 봐야지요.


올해 수능 수학(미적분)을 한번 프린트해서 96분을 재고 풀어봤습니다. 


결과적으로 15, 22, 30번을 시간 내에 풀지 못했습니다.


확실히 22년도부터는 시험범위가 많이 줄다보니, 점수를 쉽게 주진 않으려는 노력이 엿보이네요. 제가 느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딱 봤을 때 풀이 방법이 바로 보이는 문제들은 거의 3점짜리임에도 생각보다 많은 계산을 요구한 것 같습니다. 


7번, 11번, 24~27번 문제가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26번은 난데없이 sec^2(x) 를 적분하라고 하니까 정신이 혼미해졌습니다. 옛날에 봤던 공식을 다 까먹은 저로써는, 그 자리에서 직접 tanx=sinx/cosx를 미분해보고 나서야 문제를 풀 수 있었죠


27번은 도형의 넓이와 무한등비급수의 비율을 구하는 방법이 쉽게 보이긴 했지만 계산량이 꽤 되는 편인데 3점은 좀 짜지 않나 싶었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16수능같이 무난한 시험에선 4점으로 나올만한 것들이었다고 봅니다.


2. 15번을 보고 좀 놀랐습니다.


수열의 귀납적 정의의 탈을 쓴 고도의 두뇌게임 같다고 느낍니다. n번째 항의 값이나 여러 항의 값의 합을 묻는것도 아니고, 특정항의 최댓값과 최솟값을 둘 다 구해서 더하라니;;


최솟값 구하다가 시간이 끝나서 못했는데, 진짜 어지러워 죽는줄 알았습니다. 언제부터 이런 괴랄한 두뇌게임이 생긴건지 참 신기합니다.. 


3. 절댓값으로 겁을 주는 몇몇 문제가 보였습니다. (12번, 21번)


기본적으로 함수에 절댓값이 붙으면 당장 손대기가 꺼려지는 편인데 막상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리 엄청난걸 묻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21번은 지금 생각해보면 번호 배치에 비해 굉장히 혜자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근데 12번은 처음 보고 꽤 놀랐습니다. 12번따리 주제에 그래프의 경우를 요리조리 나눠야하는 두뇌퀴즈를 낼 줄은 몰랐습니다.


게다가 최고차항의 계수가 같은 모든 이차함수는 평행이동으로 다 겹쳐질 수 있다는 생각을 깔고 가야했기에, 기본이 튼튼한 사람이 아니면 푸는 내내 찝찝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절댓값이 주는 아우라에 비해 생각보다 잘 풀리는 문제들이었습니다. 이번 시험을 통해서 절댓값 하나에 그리 쫄을 필요는 없구나 느낍니다. 


4. 요즘은 개념을 교과서에서 설명하는 범위 안에선 최대한 제대로 알 것을 요구하는거 같습니다.


14번에서 함수의 최솟값이란 무엇이냐를 물어봤다고 생각하는데, 함수를 그래프로 그렸을 때 제일 위 혹은 제일 아래에 보이는 점이 구멍뚫린점이면(열린 점?? 표현을 모르겠네요;;) 그건 최솟값 혹은 최댓값이 아니란걸 옛날 수학의 정석에서 보고 알았는데, 그런걸 몰랐으면 '아니 다지선다문제인데 설마 ㄱ은 아니겠지~' 이러고 4번(ㄱ,ㄷ)을 선택해서 바로 틀렸을것같습니다.


또 20번은 세상 불친절하게 느껴져서 놀랐습니다. 점 P가 움직인 거리를 구하라는 표현이 교과서에 그대로 담겨있어서 이렇게 쓰신 거 같은데, 이게 그니까 이동 거리를 뜻하는건지 변위를 뜻하는건지 순간 매우 헷갈렸습니다; 보통 이런 때 '점 P가 실제로 움직인 거리' 같은 표현을 주지 않나,, 생각했던 겁니다. 근데 옛날에 이런 문제를 푼 기억을 되짚어보니 변위를 물어볼 때는 '점 P의 위치를 구하시오'라고 했던게 생각이 나서 아 이게 순수 이동거리 그걸 얘기하는구나! 하고 풀수 있었습니다. 



15번도 시간내에 못풀고 22,30번도 아직 못푼 사람이 시험을 총평한다는게 좀 웃기긴 하지만


예전에 비해 참 달라진게 많구나 싶어서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22번, 30번 마저 고민해보고 제가 수능을 다시 치는게 의미가 있을지 판단을 내려보려 합니다.


오늘 수능시험 치신 모든 분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래요! 




+) 30번은 생각보다 금방 풀리네요! 현역 때, 언젠가는 삼각함수에 다항함수도 합성하는 문제가 나오지 않을까? 상상만 해봤는데 이미 그런식의 문제가 나온지 오래됐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ㅎㅎ;

 22번은 앞으로 정말 많이 고민하고 훈련하지 않는 이상 다음에 이정도의 해석을 요하는 문제가 또 나온다면 그때도 틀릴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 수능에서 의대를 노리려면 준킬러 문제들을 더 신속하게 해석해야하고, 계산속도도 더 키워야하고, 저때는 안배웠던 삼차, 사차함수의 비율관계? 그것도 배워서 익숙해져야할텐데

국어와 탐구를 처음부터 쌓는 과정과 병행해서 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뭐든 쉬운건 없네요. 저는 이만 뿅